2023년 다짐 - 좀더 편한 내가 되기를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2023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습니다.

우선 새해에는 건강하고 축복된 날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글친구 여러 분들 모두!


새해를 맞이하여 작은 다짐을 다시 또 되뇌어 봅니다.


사회의 직책과 평판이라는 배지를 떼고 난 다음에는 그 허울 좋은 명함과 배지에 고개 숙인 사람들의 가면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적인 자아개념이 일상의 전반을 뒤덮을 위험을 조심해야 합니다. 저 또한 이 공적인 "나"를 착각하며 오만과 오욕의 삶을 살지 않았나 뒤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명함 뒤에 "실체"와 "실력"을 감춘 채, 온갖 혜택과 의전, 그리고 이익을 도모하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전 얼룩소에서 그저 글 쓰는 "박 스테파노"였습니다. 두문 드문, 공적 자아가 작동되어 "~라떼"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시간 많아 보이는 아저씨 "스테파노"였습니다. 제 성당 본명(세례명)이자 영어 이름이 처음에는 서먹도하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참 좋습니다. 빡빡했던 인생이 듬성듬성 느슨한 일상이 된 것 같기만 합니다. 그러다, 잠시 실명을 걸어 두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한 푼이 아쉬운 한 해였습니다. 글쓰기로 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는 스테파노에게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자격지심이기도 합니다. 가끔 글을 나누다 보면, 타고난 사람-흔히 천재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 "얼룩소"에서도 그러합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서두르게 됩니다. 초심을 놓치고 편한 사람이 되자는 결심은 뒷전이 됩니다. 조급해지고 날카로워지며 서둘어 댑니다. 참 어리석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만화가 이현세 님은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에서, 그런 능력자들을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라고 합니다. 만화 작화, 글쓰기는 장거리 마라톤이고, 늦던 이르던 계속하고 있다 보면, 언젠가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바로 "인간의 한계", "신의 경지" 앞에선 모두 쭈글이가 될 테니까요.


글은 "엉덩이로 쓴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타고난 감각과 필력도 좋지만, 결국 지치지 않는 끈기와 노력이 완성의 밑거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남들보다 엉덩이 무겁고 곰처럼 잘 참아내는 미련까지 가는 끈기를 믿고 계속 쓰려고 합니다. 물론 아주 가끔 "끈기 있는 천재"를 만나면서 좌절의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말이죠.


다시 켜 둔 "글쓰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올해는 이 프로젝트의 실험이 어디까지일까 하는 궁금함과 여전한 비판적 사고로 이곳에서 계속 글을 쓸까 합니다. 백수를 한다는 세상이라지요. 남은 반백년은 보다 배려있는 경청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스테파노를 꿈꿉니다. 여유로운 시간만큼, 듬성듬성 편한 사람으로 남으려고 합니다. 서두르지 않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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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 나만의 글쓰기 계획

올해의 글쓰기는 "무비 무브"로 계속할 영화 글쓰기, 기획만 무성했던 "이름의 모든 것", 그리고 기업과 산업의 숨은 이야기인 "업스토리"를 꾸준히 쓸 계획입니다. 주간 하나의 콘텐츠를 쓸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 같이 관심 있는 뉴스와 이슈에는 답글과 이어 쓰기로 의견을 내어 볼까 합니다. 그리고 아카이빙에 가득한 8090의 음악 이야기도 언젠가 가끔 풀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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