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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 생각] 미련의 한계효용 가치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모든 도덕주의자들이 견해를 같이하듯 만성적인 자책감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이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잘못에 두고두고 집착해서는 안된다. 오물 속에서 뒹구는 것이 몸을 깨끗이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다."

- 안정효 <멋진 신세계> 역자 머리글에서 -


지난 사건과 인물에 집착하는 것은 그 사람과 일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그 안에서 관계하는 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일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친구 후배들에게 무거운 체하며 말했던 '미련 한계 효용가치의 총량'에 대한 이야기가 부메랑처럼 제게 돌아옵니다. 내가 지난 인연을 못 잊는 것은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그 시절의 나는 제법 정직했고 아름다웠다 억지 기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반대의 경우. 아끼는 사람에게 아픔을 주고 어려움을 주었던 실수와 잘못을 떠 올리자면, '그 시절의 나'는 좀처럼 찾을 수 없고, '그 사람'을 아쉬워하는 저를 발견합니다.


지금 다시라면 잘못하고 아픔 주었던 '그 시절의 나'를 깨끗이 지울 것만 같은 착각 때문이겠지요. 자책감이라는 게, 책임이라기보다는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리숙하고 졸렬하던 '그 시절의 나'를 애써 편집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런 일들로 내 중년을 낭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난날의 달림으로 늘 무거웠던 아침,

덕분에 구김 많은 생각에 다림질하며 시간을 보낸 성찰의 시간.

바람 서늘하지만 따뜻해서 좋은 날.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이 있어 좋은 하루의 시작.

오늘 아침

미련의 효용가치 (내 사진)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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