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성당에서는 하루 세 번 종이 울립니다. 바로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울림입니다.
삼종기도(三鐘祈禱)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와 그리스도의 수태를 알리는 ‘성모영보’를 기념하여 하루 세 번 바치는 기도입니다. ‘Angelus’ Domini로 시작하는 기도문 때문에 ‘angelus bell’이라고도 불리는 삼종에 맞추어 기도를 올립니다.
봄은 언제나 변함없이 찾아오듯 우리들 마음에도 희망과 사랑이 다가옵니다. 늘 깨어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기도하는 모습은 늘 아름답습니다.
터널과 동굴의 차이점은 희망과 절망의 차이와 같다 할 수 있습니다. 컴컴하고 무거운 발걸음 끝에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따라 내가 걷는 이 좁고 답답한 길은 달라져 있을 겁니다. 터널을 지나 여행길을 걷는 상상을 해 봅니다.
여행은 출발 직전이 가장 행복하다 했는가요?
한동안 이 명제에 고개 끄덕인 적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출발보다 귀환이 더 기대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행의 끝에서 또 다른 행복한 여행을 시작하게 되니까요.
내가 돌아갈 곳은 집이 아니라 사랑하는 딱 한 사람의 곁입니다. 기쁜 날 나보다 더 큰 기쁨으로, 힘든 날 내 품보다 깊은 위안으로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는 곳.
해야 할 일과 마무리 할 일들이 많음에도 함께 떠났던 힘겨운 길... 이제 행복을 안고 돌아오렵니다.
나의 몸상태와 옷가지며 매무새까지 살뜰히 챙겨 주는 그 마음. 작고 시원찮은 농담에도 어깨 들썩이며 크게 웃어 주는 그 마음. 넓긴 하지만 거뭇거뭇한 그림자 드리웠던 내 등짝을 바라보며 안아주고프다는 그 마음.
그래서 함께라서 행복하다는 그 마음.
그 마음을 선물로 담아 온 힘든 여행
그러나, 참 고맙고 사랑스러운 사람과 함께여서 다행이었던 여행.
이제 여행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되는 우리의 여행을 마주하고 싶습니다. 기도는 늘 응답이 옵니다.
-곰탱이 남편의 사랑하는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