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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

여니와 나누는 아침생각 02

by 박 스테파노

1.
겨울에 시작하는 아침 길은
늘 설명하기 힘든 뿌듯함을 줍니다.
아직도 어두운 지난 밤의 끝자락을 떨치고 일어나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겨울 아침이면 그런 생각에
숙취와 불면의 지난밤은 대수롭지 않아 보입니다.

2.
나도 한 때는 아직 어두운 이 미명의 아침에
배웅을 받아 보고 싶었습니다.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까지
시린 아침 손 꼭 잡아 인사하고,
언덕 위에 있던 아파트 베란다에 기대어
내가 사라질 때까지 손흔들어 주던 사람이 있었으면
깜깜한 그 새벽아침 보일리 없는
그 베란다의 미소를 억지 그려 내며
하루를 시작했던 그런 아침.
.
3.
예전엔 참 고지식하게 하지 말라는 것 않아며 살았는데,
그 하지 말라는 이유도 모른 채 말입니다.
이제 생각해 보면 그 이유라는게
근거 없거나 억지일 때도 많았는데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아침,
스스로 판단한 이정표에 길을 맞기기 시작하였고
그제서야 비로소 매 삶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좋은 겨울 아침.
이젠 손 흘들어 줄 미소가 있어서 벅찬 아침.
길고긴 겨울 밤 한숨이 없이 다가 온 아침.
그런 겨울 아침.

-곰탱이 처룽구리의 사랑하는 여니와 나누는 아침생각 2019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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