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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로운 Jul 21. 2020

외모와 자존감 :
아름다움에 대한 획일화된 관점


TV 광고를 볼 때 한 번씩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우리 사회는 이런 종류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구나.’ 특히 미용 업계 광고를 보면 그런 생각이 많이 납니다. 우리나라가 어떤 아름다움을 최고로 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미용 광고인 것 같아요. 그다음이 연예 업계.


사실 TV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 사회가 원하는 아름다움’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은 획일화(劃一化)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그런 관습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은 획일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획일화라는 것은, 모두 한결같아서 다름이 존재하지 않도록만드는 걸 의미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이 획일화되어 있다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아름다움만 아름다운 걸로 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요.


호리호리한 몸매. 커다란 눈. 오뚝한 코. 새하얗고 매끈한 피부. 커다란 키. 근육질 몸. 조그만 얼굴. 신체의 특정한 부분이 크거나 작거나 어떤 색깔이거나 어떤 상태여야만 아름답다고 보는 관점. 이것은 편협한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이 사람들 자존감에 상처를 낼 수 있습니다. 체중 몇 킬로 넘으면 사람 아니고 돼지라는 소리를 듣고 유쾌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키 몇 센티 못 넘으면 사람 아니고 난쟁이라는 소리는요.





“못생겼다.”는 말은 언제 어디서든 잔혹합니다. 누군가는 그게 가벼운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자신의 외모를 비관해 목숨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보통에 못 미치는 생김새를 보고 못생겼다고 합니다. 보통이라는 평균점을 찍은 것은 누구일까요. 어째서 그 보통을 벗어난 사람들의 생김새는 ‘못’ 생긴 게 되는 걸까요.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수용이 가장 인색한 구역 중 하나가 이 구역입니다. 아름다움에 관한 구역.






어떤 사람이 무지개를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빨간색부터 노란색까지만 무지개고, 나머지는 무지개가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그 사람 의견을 따르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들의 세력이 확장됩니다. 어느 세월에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빨간색부터 노란색까지만 무지개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견해와 상관없이, 무지개는 빨간색에서 보라색까지입니다. 사람들이 입에 올리는 것은 무지개라는 실체가 아니라 무지개에 대한 관점일 뿐입니다. 아름다움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거론하는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의 실체가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일 뿐입니다. 그들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아름답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아름다움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생겨났다 사라지길 반복할 수 있어도.





어떤 대상이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할 때, 그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합니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보기엔 보잘것없는 것 같아도, 그게 자기 마음에 들면 좋아 보인다는 의미로 쓰는 말입니다.


나는 나에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나는 나에게 아름다운 존재가 됩니다. 나 자신이 가진 다양한 측면들에 내가 만족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도 나에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면, 저 사람이 나에게 아름다운 존재가 됩니다. 저 사람이 가진 다양한 측면들에 내가 만족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은 순전히 마음의 일입니다. 개인의 선택입니다. 마음 밖에서 누가 함부로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은 특정한 종류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이 특정한 종류로 존재한다고 믿고, 그 믿음을 따라 사는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당신이 아무리 단호한 어조로 그 사실을 부인해도,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존재하는 순간부터 한시도 빠짐없이 아름다웠고, 지금도 아름답고, 앞으로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앞으로도요.


당신이 어떤 식으로 당신의 세월을 보내든, 어떻게 나이 들든, 당신은 내내 아름다울 것입니다. 이것이 아름다움에 관한 유일한 진실입니다. 당신의 모든 순간 속에서,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걸치는 옷이나 장신구가 당신의 아름다움을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당신이라는 사람의 존재에서 조금의 쉼도 없이 발산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유념하는 사람은, 아름다움과 관련한 세상의 이야기만 가지고 자신의 자존감을 깎아먹지 않을 수 있는 강단을 갖습니다. 그런 사람은 아름다움에 대한 타인의 관점 때문에 오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자기 계발서 《나 자신을 고스란히 소중하게 : 보통 사람의 자존감 공부》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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