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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로운 Dec 23. 2020

나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하는 용서

용서를 급하게 하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은 못하는 것을 타인은 하기를 기대합니다. 본인은 누군가를 용서하기 어려워하지만 타인은 누군가를 얼른 용서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어떤 갈등이나 사고가 벌어졌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를 빨리 회복시키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에게는 빨리 용서를 구하라고 채근하고 피해자에게는 빨리 용서하라고 채근하는 사람들.


만일 이때 피해자가 용서를 거부하면 그들은 피해자를 ‘이상한 사람’, ‘부적응적인 사람’으로 봅니다. 그들의 그 시선은 공격적입니다. 그 때문에 결국 피해자는 체면을 세우기 위해 (또는 평판의 손상을 막기 위해) 가해자를 억지로 용서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나는 피해자가 잘못된 용서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용서가 진실한 용서는 아니지만 당장은 그렇게 하는 게 그의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용서는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하면 됩니다.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대끼는데 주변 사람들 성화까지 감당해 내기는 힘듭니다.


조직 생활에서의 용서는 이처럼 유연한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내 상황이나 내 마음은 고려하지도 않고 내가 가해자를 빨리 용서하기만을 바라는 사람에게 내가 굳이 내 진심을 내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껍데기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껍데기를 주고 나는 내 알맹이를 스스로 돌보면 되겠습니다.




이 글은 자기 계발서 《용서하기 그리고 용서받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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