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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도하 Jan 25. 2024

생각을 덜어내는 연습하기

생각이 많으면 머리가 아우성을 치고 만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주변 사람들이 '너는 생각을 좀 그만해야 해.'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번에 퇴사를 하면서 이직 준비도 함께 시작했다.

새로 지원서를 넣으려는 곳은 지금 혼자 살고 있는 서울에서는 절대 다닐 수가 없는 곳이었다. 아마 경기 남부에 있는 본가에 내려가야 그나마 다닐 수 있는 거리랄까. 하여튼 그래서 그 공고를 보며 엄마와 전화를 하고 있을 때였다.


"엄마, 나 여기 합격하면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은 어쩌지? 아직 계약 1년 남았는데, 여기 방 빼야 하겠지?"


지원하려는 곳의 위치를 보며 엄마에게 우다다 말을 꺼냈다. 하지만 이어서 들려온 엄마의 말은 내 입을 꾹 다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그런 것까지 지금 생각 안 해도 돼."


그래 맞다.

나는 참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는 사람이라, 지금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주구장창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지원하려는 곳에 붙는다는 보장은 없다. 채용 자체를 별로 하지 않는 곳이라 어쩌다 한번 공고가 뜨면 경쟁률은 정말 어마무시한 곳이었다. 서류만 붙어도 참 좋겠다고 생각한 곳이었는데. 나는 그곳의 채용 공고를 보며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을 걱정하고 있던 것이었다.









퇴사를 하고 머릿속을 정리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너무 많은 생각도 독이라는 점이다. 


나는 매 순간 살면서 내 행동에 대한 대책을 늘 세워놨었다. 문제는 그 대책이 하나, 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어지는 생각들은 머릿속에다 별의별 소설들을 다 써 내려갔다. 그게 나를 이만큼이나 갉아먹는 줄도 모르고. 퇴사를 생각하던 즈음, 머리가 너무나도 아파서 늘 두통약을 달고 살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생각이 아마 너무나도 많았을 것이었다. 회사 일도 일대로 해야 하는데, 퇴사를 하면 그 이후의 나는 어쩌지라며 엄청나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을 시기. 머리의 용량보다 더 많은 생각들에 머리는 내게 아우성을 치고 있던 것이었다. 


'너, 제발 생각 좀 그만해!'


그때 가서 생각하면 안 되는 일도 분명 있다지만, 그때 가서 생각해도 아주 잘 굴러갈 수 있는 일들도 많다. 어렸을 적 나는 대책을 세워 놓지 않는 사람이 한심해 보였었다. 참으로 바보 같게도.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내가 세운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 많고,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빗나가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뭐,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퇴사 이후 내가 늘 생각하고 사는 말이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나처럼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은 한 번씩 저 말을 되새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생각보다 마음을 다스리기에 매우 효과적인 말이다.


앞으로 이직을 준비하며 불합격이란 글자를 수두룩하게 볼 것이고, 아마 좌절하는 순간도 많겠지만.

뭐, 어쩌겠나. 내가 한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것. 안되어도 좌절하지 않는 것.

그것만 생각하며 다시 달려 나가는 수밖에.




마지막으로 오늘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말인, 유튜버 한국타잔님의 말을 덧붙인다.


DON'T THINK, JUST DO


무엇인가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더 이상의 생각은 멈추고, 그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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