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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수 박쌤 Nov 22. 2017

대학 가지 마라

대학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대학 가지 마라'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대학에서 비록 부사관 학군단에서 후보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교수지만 한 번씩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출처 : 구글검색 '금지'

그럼 왜 대학을 가지 말아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대학을 가지마라고 하면 가장 당황하는 사람은 부모님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교육시켜주었는데 불구하고 대학을 안 간다고 하면 얼마나 당황스러우실까

부모님 다음으로 당황하는 사람은 학교 진학담당 선생님과 대학교 교수님들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내가 대학 진학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전공을 위해서라면 추천하고 오히려 안내하고 싶은 사람이다.


사실 대학을 가지마라고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군생활을 하면서였다. 군대에는 다양한 청소년들이 지원입대를 하거나 국방의 의무로 입영을 하게 된다. 내가 근무한 해군은 지원입대를 하는 군으로 매년 엄청난 인원이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군은 대부분 배를 타게 된다. 그렇다 보니 육지를 떠나게 되면 한배에 탄 승조원들은 운명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혼자서 누가 싫다고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배가 입항(육지에 배가 도착하는 것) 하기 전까지는 계속 마주치고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같은 직별(육군의 병과)은 더욱 뭉치고 서로 소통이 잘 되어야 하기에 부사관으로 있으면서 수병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는 편이었다. 

수병들은 대부분 19~21살로 대학교 1학년 1학기 휴학 또는 2학기까지 마치고 휴학 후 입대를 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고 출신학교도 다양하게 모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50~60%의 수병들이 가지는 생각은 왜 이 학과를 선택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특히 수능성적에 맞추어서 대학교와 학과를 선택하였고 심지어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자신이 다니는 학과와 연관성을 찾기 힘든 수병도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더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전역 후 재수 또는 전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수병들이 있었다. 현재 그 전과나 재수를 한다고 한 수병들은 전역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면담을 통해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대학 진학을 하나의 정규과정처럼 생각하지는 않나 싶어서 대학 가지마라고 제목을 정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이 잘못되었다 라고 하기도 힘든 것 같다. 당연히 20년 가까이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을 경험한 우리는 지금 시스템에 대해서 잘되었다 잘못되었다 평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다 대학을 학업의 연장선처럼 느끼게 되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가장 힘들었을 때는 한국전쟁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 당시 참전한 외국 군인들이 우리나라에 방문할 때 하는 말의 대부분이 이렇게 성장할 줄 몰랐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급격한 발전과 성장을 하게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부자를 찾기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이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서 아끼고, 자식을 위해서 투자를 하였다. 그래서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을 가져야 잘 사는 시대에 살았던 부모님들이 자식을 낳아서 기르다 보니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이 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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