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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Jul 27. 2021

솔선수범이 국가를 살린다

당신이 더 큰 국가로부터 더 많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국민들은 세금을 낸다. 세금을 통해 재정을 거둬들인 국가는 치안과 국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민을 보호한다. 국민과 국가 간 거래는 약자를 보호하는 부분만 빼고는 일반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라는 시장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사들이고 싶으면 내가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면 된다. 

지난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착이 됐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내 앞에 서 있던 할아버지는 "내가 낸 세금이 얼만데"라며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쌍욕을 허공에 대고 퍼부었다. 지하철 연착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차분하게 기다리면 된다. 누구를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경찰을 욕한다. 기사를 읽으면서 정부를 욕한다. 동네 동사무소를 갔을 때 마주친 9급 공무원을 보면서 정부를 욕한다. '내가 낸 세금이 얼만데 서비스가 이 모양 이꼴이냐'라고 푸념한다. 


어느 곳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왜 SOC가 이 모양이냐, 왜 XXX가 이 모양이냐. 다 정치인이라는 놈들이 정부놈들이 뒤에서 받아먹어서 이렇게 된거다..라고 규정해 버린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올림픽 때만 애국자가 된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 '항상 협회놈들이 문제야'라고 손가락질한다. 본인이 평상시에 얼마나 그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였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기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축구조차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기 일쑤다. 


다시 세금 문제로 돌아와서, 사람들은 '당신이 정부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려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면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다'라고 외면한다. "부자들에게나 돈을 많이 걷으면 되지. 왜 선량한 나에게 그러냐. 돈 잘 버는 대기업한테 더 내라고 하면 되잖아"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미 부자들은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근로소득세 면세자가 4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도 태극마크를 달고 운동하는 스포츠맨이 아니다. 기업과 돈은 1%포인트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동한다. 그게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부자를 타깃으로 삼는다. 하지만 부자들은 우리들과는 달리 자신의 선호도에 맞는 나라를 찾아 이동하는 게 너무도 편하다. 만일 부자들이 모두 한국을 떠난다면, 우리가 그들을 악마화하고 사회의 악인 것처럼 코너로 몰면 그들은 다른 나라로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우리가 재정을 메워야 한다. 부채가 쌓이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더욱 헬조선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경영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창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생기고 나라의 부가가치가 늘어나며 이를 통해 발생한 세수가 국가재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이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 부자가 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공무원이 되는 것을 꿈꾸는 나라에서 이들에게 국가 운용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우리 사회가 남탓을 하기보다는 함께 어울려 공동의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는 푸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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