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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Jul 02. 2019

종교는 독일까 약일까

 

지난 6월 29일 토요일 아침. 학원에 가는 길 지하철 역사 앞에서 선교와 관련한 팜플렛을 나눠주는 양복입는 남자 2명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마치 투명인간인 것처럼 대꾸를 하지 않고 길을 지나갔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홍대입구역 연트럴 파크에서도 선교와 관련한 가판대를 세워 놓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 2명이 있었다. 이 가판대는 최근 출장을 다녀온 마드리드 시대에서도 봤다.


서울 인사동 입구에서도 이태원 한가운데에서도 복음성가를 부르며 선교를 하는 분들을 우리는 쉽게 목도할 수 있다. 누구나 선교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종교적 가치를 설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이크 볼륨은 너무 커서 주변을 거니는 사람들의 인상을 쉽게 찌푸리게 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기독교를 믿으라고 건널목에서 확성기로 설교하시는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2번 이상은 꼭 보는 것 같다. 소리가 무척 크기는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독특하셔서 건널목을 건널 때마다 입가에 약간의 미소가 지어진다.


내가 느끼는 대한민국은 종교 공화국이다. 밤거리 하늘을 지배하는 것은 수많은 십자가이다. 하루에도 여러 증산도과 유사 기독교등 종교인들과 맞닥뜨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요즘은 자극적인 콘텐츠로 조회수를 올리려는 유투버들이 길거리 포교를 하는 증산도인을 놀리는 게 하나의 밈(MEME)처럼 번지고 있다. (그들이 싫더라도 인권을 무시하지는 말자.)

우리가 TV를 통해 쉽게 마주하는 시사 다큐멘터리인 '그것이 알고 싶다'나 '궁금한 이야기Y' 등에 나오는 에피소드도 상당수가 종교와 연관돼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부모님의 지인 중에서도 종교에 빠져 이혼을 했다거나, 가산을 탕진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그렇다. 한국은 종교 공화국이 맞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이렇게 종교에 과잉된 것일까.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한국인들이 종교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을 좀 더 생산성 있는 일에 투입한다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종교로 인한 송사나 가정파탄, 성추행 문제 등 여러 문제와 맞닥뜨려 자신의 정력을 소비하는 대신에 좀 더 발전적인 일에 투자하면 어떨까 하는.


굉장히 꼰대 같은 생각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을 남이 왈과왈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종교가 가진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인류애나, 타인에 대한 존중, 오히려 종교를 가지므로 인해서 개인의 하루 하루의 삶이 더욱 활기차게 되고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우리가 흔히 기사에서 보는 종교인의 성폭력 이슈나 세습 문제, 배임 횡령 문제 등 종교(특정 종교인이라고 하는게 더 맞겠지)가 가진 어두운 측면도 우리는 무수히 목도해 왔다. 이들 문제가 해당 문제의 당사자 뿐만 아니라 비단 종교인이 아니라, 이를 제 3자적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사기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측면도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어쩌다가 종교 과잉 공화국이 되 것일까. 나는 계급사회였던 한국이 6.25 전쟁이 시작되면서 믿을 것은 개인의 몸, 또 지친 마음을 녹이고 의지할 곳은 종교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어줍잖은 생각을 해봤다.

그것에라도 의지하지 않으면 몸이 너무 괴롭기 때문에. 자신을 지탱해줄 피난처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종교가 남을 용인하고 포용하기 보다는 심각한 편협주의에 빠져 있고, 자신의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는 전부 이단이라는 배타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결론은 자신의 종교를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되고,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믿음이어야 한다. 그 이상이 되면 자신은 물론 여러 사람에게 해악을 미치는 것 같다.


기독교나 천주교가 국교인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의 선교행위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조금 이상한데?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종교는 자연스러운 삶을 통해서 선함이 뿜어져 나오는 것인데, 너무 'ALL or Nothing'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삶에서 종교를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도구로 삼으면 어떨까. 국가 경제나 사회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두 자신의 종교가 내세우는 교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은 정말 밝고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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