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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Aug 13. 2019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VMYF1HLXZ/GB0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늘 한 라디오에 출연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규제완화가 없었다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정부 때 여러 금융, 세제 등의 수요 억제 대책과 분양가 상한제 등 공급 억제 대책 등 이중 규제를 도입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는데, 전 정권이 모든 규제를 풀어서 부동신 시장이 오르고 과도한 가계부채, 이에 따른 내수 침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나는 2011년부터 2014년 4월까지 건설부동산부를 출입했다. 한마디로 부동산 거래가 씨가 말랐던 시기였다. 부동산에 찾아가면 문전 박대를 당하기 일쑤였고, 건설사들도 분양, 거래가 모두 안돼서 엄청나게 수익악화가 발생했던 시기였다.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데스크가 부서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 같니?"라고 묻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기자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은 암울했다. 기사의 리드(시작)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가 실된 부동산 시장...이라는 문구가 항상 따라붙었던 기억이 난다.

 

연도별 주택거래량 /자료=한국감정원

주택값이 추락하다보니 전셋값은 미친 듯이 올라가 전세가율이 70~80%에 달하는 아파트도 속속 등장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전셋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와 불꺼진 아파트라는 미분양 문제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이삿짐 센터, 인테리어 업체 등 주택 거래의 후방 효과를 누리는 업체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나는 결국 건설부동산부를 출입하던 3년 동안 주택거래가 활성화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경제부로 부서가 옮겨졌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게 정권이 바뀌면 정부부처의 구성원이 달라진 다는 것이다. 전혀 아니다. 정무직인 장관이 외부에서 오거나, 내부 승진을 할뿐 밑에 공무원들은 그대로다. 나는 이명박 정권 말기 때부터 경제부 3년간 총 5년 이상을 국토교통부를 출입했다. 김현미 장관이 비난했던 이전 정권에서 규제를 푸는 정책을 만든 사람들도 다 현재의 공무원들이다. 그때 과장을 했던 사람이 국장, 국장을 했던 사람이 차관 이런 식이다. 그때 규제를 완화했던 공무원들이 지금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공무원들이 정말 나쁜 사람들인가?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정권(청와대)이 요구하는 논리를 제공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그래서 영혼이 없다고 일부 비판을 받는 것도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위정자가 지난 정권을 손가락질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당시 주택법을 손질할 당시 김현미 장관은 야당 간사이기도 했다. 법 통과는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다.

올해가 벌써 정권 3년차다. 이전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현 정권을 뽑아줬을 것이다. 그럼 현 시장상황에 맞게, 현 정부의 지향점에 맞게 정책을 펴 나가면 된다.(그 정책의 적절성은 차지하더라도) 그러나 지난 정권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들어설 정권도 "이전 정부가 잘못된 유산을 남겼다"고 책임을 회피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그 피해는 현재(present)를 살아가는 국민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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