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은 바르셀로나의 남서쪽에 있는 213미터의 얕은 언덕으로 바르셀로나 시내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오랜 역사의 흔적은 물론 세계박람회와 올림픽을 개최하며 미술관, 박물관, 분수쇼 등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성진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뷰포인트가 몬주익 언덕이래.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보이고, 옛날 성, 분수쇼 등 볼거리가 많다고 들었어.
이담 몬주익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남산 같은 곳이야. 일단 똑같이 시내 한가운데 있고, 높이도 비슷해. 몬주익이 해발 213미터고 남산이 262미터니까. 남산을 가봤겠지만, 이 정도 높이면 뷰포인트로는 부족함이 없어.
성진 이렇게 시내 가까이 있는데, 역사적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있을 법한데?
이담 몬주익이라는 명칭의 몬은 산을, 주익은 유대인을 말해. ‘유대인의 산’이라는 뜻이야. 옛날에 이 언덕에 스페인 전역에서 격리돼 쫓겨난 유대인들이 모여 살았어. 당시 유대인들은 대금업, 즉 돈놀이를 하면서 많은 돈을 벌어 사람들한테 미움을 받았지.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네 주머니를 털어가니 얄미웠던 거지. 그래서 이곳 몬주익으로 내몰아버린 거야. 탄압도 많이 해서 유대인이 많이 죽기도 했데. 지금도 몬주익 땅을 파면 해골이 나온다는 말이 있어.
성진 유대인들은 독일 나치한테만 핍박받은 게 아니구나. 관광명소가 된 이곳에 그런 슬픈 얘기가 있을 줄은 몰랐네.
이담 몬주익 정상에 있는 성에도 핍박받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있어. 몬주익성은 17세기 농민반란 때 만들어진 성이야. 대항해시대 때 전성기를 누리던 스페인이 후발주자인 영국, 네덜라드에서 밀리며 17세기에 경제적으로 무척 힘들어져. 그런데도, 왕가에선 유럽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전쟁에 골몰하고, 기근까지 겹치자 농민들이 참다 못해 일어난 거지. 그 때 반란군이 만든 요새 중 하나가 몬주익성이야.
성진 얕은 산이지만 슬픔 가득한 역사의 현장이었구나. 그래도 몬주익에서 1929년엔 세계박람회를, 1992년엔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화려한 볼거리가 많아졌잖아.
이담 몬주익이 남산이랑도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올림픽공원이랑도 비슷해. 올림픽 때 만든 주경기장들 외에도 갤러리, 박물관, 극장 등까지 갖춰지면서 복합 문화 단지로 탈바꿈 했어. 특히 카탈루냐 미술관 앞 에스파냐 광장의 매직분수 쇼는 세계 3대 분수쇼에 속할 정도로 명물이야. 3600여개의 분출구에서 음악에 맞춰 조명을 쏘며 분수쇼를 하는데, 정말 환상적이야. 내 바르셀로나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일 정도로 말이야.
성진 92년 올림픽하면 황영조 선수의 마라톤 금메달로 유명하잖아. 금메달을 굳힌 명장면이 이곳 몬주익 언덕에서 나왔잖아.
이담 맞아. 엄청 의미 있는 금메달이었어.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획득한 마라톤 금메달이었거든. 1936년에 손기정 옹이 금메달을 땄지만 일본 식민지였을 때지. 92년 올림픽 마라톤의 마지막 난코스가 몬주익의 급경사 지역이었는데, 여기서 황영조 선수가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굳혔어. 이 장면을 손기정 옹이 직접 보고 있었다고 해. 감동적인 순간이었지.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 앞 광장에 황영조 선수의 커다란 조형물이 있으니 꼭 한 번 찾아서 봐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