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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Oct 11. 2017

쑨원, 2천년 황제체제를 무너뜨리다(상)

혁명가 몸을 움트다

 현재 중국의 정식국가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입니다. 임기 5년의 주석이 최고통치자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에 흡사 황제처럼 보이지만,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뽑는 임기 5년의 선출직입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간접적으로나마 전국인민대표회의로 국가원수 주석을 임명하는 ‘공화국’ 맞습니다.     


 중국은 언제부터 공화국이 되었을까요? 진시황부터 청나라까지 2천년 이상 황제가 있어왔던 중국. 기나긴 황제지배체제를 종식시키고 공화국을 이룩한 혁명을 성공시킨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쑨원입니다. 중국, 대만에서 국부로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쑨원의 묘에 ‘릉’을 붙입니다. 쑨원의 묘는 그의 호를 따 중산릉이라 부르죠. 릉은 황제의 묘에만 붙이는 단어입니다. 쑨원을 황제 급으로 대우하는 것입니다. 


 대만에선 역대총통들의 취임선서 관습이 있습니다. 바로 쑨원의 사진 앞에서 선서를 하는 것이죠. 그를 국부 즉, 나라의 아버지로 제대로 섬기고 있는 것이죠.     


 쑨원은 도대체 어떻게 황제를 없애고, 공화국을 세운 것일까요? 그가 어떤 시대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청나라]

 청나라 전성기를 이끈 세 황제인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속칭 강옹건 시대를 거치며 청나라는 번영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와선 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합니다. 제국주의 서구 열강들이 적극적으로 중국으로 진출합니다. 아편을 몰래 들여와 청나라에 팔던 영국과 두 차례 무력으로 충돌합니다. 1840년, 1856년 두 차례 아편전쟁이 벌어지고, 청나라는 무참히 패배합니다. 우리나라가 강화도조약으로 일본과 불평등조약을 맺은 것처럼, 청나라는 패배의 대가로 서구열강에 각종 이권을 내줍니다.     


 내부적으론 자연재해, 경기침체, 수탈에 시달리던 민중이 각종 반란을 일으킵니다. 특히, 태평천국운동을 이끌던 홍수전은 반란을 일으켜 하나의 나라까지도 세웠습니다. 청나라를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청 조정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서양의 과학기술을 받아들이는 양무운동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계획이 없이 전통적 가치를 고수했기에 실패로 돌아갑니다.      


 근대적 제도와 문물을 똑바로 받아들여 청나라를 제대로 개조하거나, 그것이 힘들면 체제를 뒤엎는 혁명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난세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난세엔 영웅이 등장하는 법. 쑨원이라는 영웅이 몸을 움트고 있었습니다.          




[뜨겁고도 뜨거웠던 쑨원의 청춘]

 가혹했던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청나라 온 몸을 앓게 한 태평천국운동이 마무리된 1866년. 광둥성의 평범한 농가에서 쑨원이 태어납니다. 광둥성은 중국 남부 해안지역으로, 홍콩과 마카오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쑨원의 고향은 마카오 코앞이었습니다.      


 마카오는 오랜 시간 포르투갈의 통치를 받은 지역으로 서양 문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어린 쑨원은 마카오를 자주 오가며, 서구에 친숙함을 느끼며 성장했습니다. 마침 쑨원의 친형이 하와이에서 상인이었습니다. 쑨원은 13살에 형이 있는 하와이로 유학을 갑니다. 미국에서 배우고 자라며 서구 민주주의를 온몸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하와이 유학에서 돌아와서 고향마을의 미신적 우상을 파괴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마을을 지키는 장승을 도끼로 잘라버린 것이죠. 쑨원은 마을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뜨거운 청년이었습니다.     


 그 후 홍콩에서 의과대학에 들어가, 졸업 후 개인병원을 운영합니다. 의사로 유복하게 살 수 있었지만, 혈기왕성한 그가 조용히 지낼 리가 없었죠. 고위관료이자 실세였던 이홍장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개혁방안을 글로 적어 보냅니다. 하지만 이홍장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쑨원은 직접 몸을 움직이기로 결심합니다.     







팟캐스트 방송으로도 <역사를 걷는 밤>을 즐겨보세요:)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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