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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Oct 11. 2017

쑨원, 2천년 황제체제를 무너뜨리다(중)

지치지 않고 삼민주의를 꿈꾸다

[지치지 않고 삼민주의를 꿈꾸다]

 쑨원은 하와이, 영국, 일본, 중국 이곳저곳을 오가며 다양한 혁명 활동을 했습니다. 혁명이라는 말이 거창하죠. 도대체 그가 꿈꾸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나는 유럽과 미국의 발전이 3대 주의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민족, 민권, 민생이다. 로마가 멸망하고 나서, 민족주의가 일어나고 구미가 독립하였다. 그러나 얼마 뒤에 그 나라들도 제국이 되어 전제정치를 행하자 민권주의가 일어났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걸친 전제 군주제가 무너지고 입헌 국가가 세워졌다. 세계는 문명화되어 지식은 더욱 진보하고 물질이 점점 풍부해져, 최근 백 년간은 지나간 천 년보다 더 발달하였다. 이제는 경제 문제가 정치 문제에 이어 일어나 민생주의가 유행하고 있다.” - 쑨원의 민보 발간사     



 쑨원의 혁명사상은 ‘삼민주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삼민주의란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민족주의란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를 타도하고, 반제국주의적인 방향으로 가자. 민권주의란 전제군주제를 폐지하고, 즉 황제를 없애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공화국을 만들자. 민생주의란 땅값을 일정하게 하고, 빈부격차가 없도록 해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자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공화국을 세우고, 경제적 안정을 도모해 제대로 된 나라를 좀 만들자!” 정도가 되겠네요.     


 의사 생활을 정리한 쑨원이 처음 활동을 시작한 곳은 바로 유학을 갔었던 하와이였습니다. 1894년에 중국을 흥하게 만들자는 뜻의 흥증회(興中會)라는 단체를 만듭니다. 다음해인 1895년엔 홍콩에 흥중회 지부를 만듭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동원해 광주성 점령을 계획합니다. 직접 무력으로 남쪽의 거점 지역을 점유하려 한 것이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조직원의 배신으로 제대로 시도조차 못하고, 일본으로 겨우 탈출합니다. 

    

 후일을 도모하기로 하고, 1896년엔 영국으로 건너갑니다. 이곳에서 큰 위기에 처합니다. 영국에 있는 청나라 공사관에 붙잡힌 것이죠. 반란을 주도한 범법자였으니 당연한 처사였을 겁니다. 쑨원은 영국친구의 도움으로 겨우 풀려나고, 기자회견을 할 기회도 생깁니다. 전 세계 언론이 모인 자리에서 쑨원은 청나라의 불합리한 상황을 지탄하고, 자신을 풀어준 영국정부의 합리적 판단을 칭찬합니다. 혈혈단신으로 청나라를 뒤집으려는 혁명가는 미디어의 큰 관심을 받으며 일약 스타가 됩니다.     


 쑨원은 많은 관심에 경거망동하지 않고, 차분히 런던에서 기본기를 쌓습니다. 대영박물관의 도서관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다양한 사회과학서를 탐독합니다. 이때 공부하며, 위에서 언급한 ‘삼민주의’라는 자신만의 혁명이론의 기초를 만듭니다.      


 공부로 자신감을 얻은 쑨원은 중국으로 돌아와 다시 봉기를 기획하지만 허사로 돌아갑니다. 그는 계속된 실패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초지일관 공화국을 이룬다는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때가 더 무르익기를 기다리며, 일본, 하와이, 베트남, 미국 등을 오가며 화교와 유학생들에게 혁명사상을 전파합니다. 1905년 일본에서는 자신이 만들었던 흥중회를 비롯한 다른 혁명단체를 모아 중국동맹회로 통합합니다. 모든 단체가 동맹하여, 역량을 집중시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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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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