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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Oct 11. 2017

쑨원, 2천년 황제체제를 무너뜨리다(하)

신해혁명을 성공시키다

[1911년 신해년드디어 혁명이 성공하다]

 쑨원의 노력에 하늘이 감응하셨는지, 1911년 10월 10일 드디어 일이 터집니다. 이날은 대만에서 쌍십절로 부르며 건국기념일로 축하하는 날입니다. 청나라가 무너지고, 공화국이 수립되는 단초가 되는 날이죠.     


 쑨원의 중국동맹회가 열심히 혁명사상을 전파하던 중국의 호북성. 이곳의 중심도시인 우창에서 군인들이 10월 10일 봉기를 일으킵니다. 군인들은 행동력 빼면 시체인 것 아시죠? 금새 인근 지역을 모두 점령하고, 호북군정부를 세웁니다. 다른 지역도 영향을 받습니다. 잇달아 청나라로부터 독립을 선포합니다. 호북군정부는 중국 남부의 중심지 난징을 점령하고 임시정부를 세웁니다. 이들은 혁명의 상징인 손문을 임시대총통으로 선출합니다. 손문은 일생을 걸어온 이 순간에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는 새로운 공화국의 임시대총통이 되어, 중화민국을 선포합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정이 수립된 것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였습니다. 북경의 청 조정이 위안스카이를 사령관으로 삼아 대규모 토벌군을 보냅니다. 청 의 마지막 힘을 끌어  은 군대였습니다. 갓 태어난 중화민국은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처합니다.     


 쑨원은 무력충돌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권력욕이 강했던 위안스카이에게 군대를 반대로 돌려 청조를 무너뜨리면 중화민국의 대총통 자리를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내심 황제를 꿈꾸던 위안스카이는 쑨원의 제안에 돌변합니다. 말발굽을 북경의 자금성으로 틀어, 청의 황제 푸이를 물러나게 합니다. 쑨원이 약속을 지켜, 위안스카이는 대총통이 됩니다.     




 중화민국을, 첫 공화국의 유지라는 대의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린 쑨원. 하지만 위안스카이는 민주주의 공화국을 이끌기에 너무 옛날 사람이었습니다. 황제라는 야욕을 못 버린 것이죠. 걸림돌이 되는 인물을 암살하고 억지로 황제가 됩니다. 조롱과 반발이 쏟아집니다. 공화국의 주권을 가진 시민에서, 위안스카이 황제를 섬기는 신하가 되고 싶을까요? 결국 중화민국은 산산조각 납니다. 지방각지에 군대를 이끌던 장군들이 저마다 독립합니다. 군벌들이 난립하게 된 거죠.     




 오랜 시간 꿈꾸다 어렵게 이룩한 공화국이 눈앞에서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쑨원은 무척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군벌들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며 시련과 고초가 이어집니다. 


 1919년 우리나라의 3.1운동에 비견되는 5.4운동이 일어납니다. 제국주의에 대항한 대규모 민중 운동이었습니다. 국민의 각성된 힘을 보고 쑨원은 큰 용기를 얻어 중국국민당을 만듭니다.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과도 제휴합니다. 군비, 군사전략, 군 교관 등을 지원받고, 황포군관학교도 설립합니다. 중국공산당과도 힘을 합쳐, 함께 제국주의 국가에 대항하고 공화국을 이룩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갖은 고난과 시련에도, 없던 길을 만들어가며 공화국을 만들려던 쑨원. 그는 결국 통일된 공화국을 생전에 보지 못하고, 군벌과 협상하려 가는 길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난맥상은 이어집니다. 일제의 침탈, 공산당 마오쩌둥과 국민당 장제스의 대립. 결국 오랜 갈등 뒤에 중국은 공산당이 장악해 중화인민공화국이, 대만은 국민당의 중화민국이 성립됩니다.     


 삼민주의 정신으로 공화국 수립과 일반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일생을 바친 쑨원. 그를 중국과 대만 모두 국부 대접을 하며 숭상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주권이 있는 공화국이 지속되는 이상,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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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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