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정리는 나쁜 걸까?
인간은 태어난 직후부터 죽기 직전까지 수많은 관계들을 맺으며 살아갑니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질과 성향 그리고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우리가 만나고 있는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고단하게 만들거나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우리 또한 누군가를 고단하게 만들거나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또는 우연적으로요.
우리는 왜 어떤 관계 또는 전반적인 관계들을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을까요. 우리가 그렇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괴롭게 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싶기 때문에 관계 정리를 결심합니다. 우리는 그만 아프고 싶어서 관계 정리를 결심합니다. 고통을 회피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입니다.
그런데 관계 정리를 결심한 모두가 실제로 자신의 관계를 정리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그것을 포기하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그만둡니다. 관계 정리를 제대로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관계 정리가 나쁜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자신의 관계를 정리할 능력과 자격,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잘 만들어진 관계는 아름답고 유익하며 우리에게 치유의 경험을 줍니다. 잘 만들어진 관계는 그렇습니다. 모든 관계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깨끗하고 신선한 음식은 우리 몸에 이롭지만, 정크 푸드는 우리 몸에 해롭습니다. 음식이라고 해서 다 우리에게 이롭지 않습니다. 관계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 몸에 난 질병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일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우리의 병적인 관계 정리를 할 때는 거기에 죄책감이나 의심을 갖게 되는 걸까요. 이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들 때문입니다.
‘사람은 마땅히 자신의 관계를 끝까지 지켜 내야 한다. 그것이 관계에 대한 올바른 책임이다.’
‘만남은 좋은 것이고 헤어짐은 안 좋은 것이다.’
‘관계를 깨는 것은 이기적인 일, 흉한 일이다.’
관계를 통한 집단생활에는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한 폐해도 있습니다.
우리는 집단주의 문화권에서 자랐기 때문에 관계 맺기의 강점과 중요성에 관한 교육을 누누이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관계 맺기의 폐단과 비극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관계들을 처분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거나 스스로를 계속 위험한 상황 속에 방치합니다. 또는 자신의 고통을 더는 견딜 수 없어 스스로 괴물이 됩니다.
우리는 음식을 가려 먹듯 관계도 가려 맺을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치사한 행위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의 심신 건강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행위입니다. 그런 동시에 이것은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병리적인 관계들이 제때 건강하게 끝나면, 참상이 벌어질 가능성들 또한 소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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