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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로운 Dec 26. 2023

서로의 현재에 집중하는 관계



지금 여기 현현하게 존재하는 서로의 실상을 인정하는 건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측면입니다. 관계가 성립되려면 오늘의 내가 오늘의 그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오늘의 내가 과거의 누군가를, 과거의 누군가가 오늘의 나를 만날 수는 없습니다. 말로 할 때는 이게 참 어이 없게 당연한 일인데 막상 누군가와 오래 교제하다 보면 그 사람의 현재를 우리는 간혹 놓칩니다. 타자도 우리의 현재를 놓치고요. 서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겁니다. 외면하거나요. 


인간이 타자의 현재 모습을 놓치거나 외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 사람에 대한 내 과거 경험이 만들어 낸 편견을 지나치게 믿는다(그 사람은 계속 그럴 사람일 거라 믿음). 또는 그 사람의 현재 모습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여력이 나에게 없다. 


2. 훌륭하게 달라진 그 사람의 오늘을 인정하면 내가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 사람이 여전히 옛날의 부족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3. 사람 근본은 절대 변할 수 없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믿는 대로 됩니다. 믿음이 모든 걸 해내지는 못하지만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게 됩니다. 관계에서도 이 말은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내가 누군가의 실재보다 내 판단을 더 신뢰할 때 나는 그 사람과 관계 맺지 못하고 내 판단하고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 사람을 소외시키는 겁니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관계에 실금이 골짜기가 생깁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이들의 어떤 시간과 함께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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