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hwan Aug 24. 2017

좋은 UX 디자인을 결정짓는 요소

UX (이전의 UI)를 공부했거나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도널드 노먼(Dornald Norman)이라는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거나 그의 저서를 봤을 것이다.  UX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성경과도 같은 이론서이다.  이 글에서는 그의 업적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겠지만, 그가 현시대의 가장 중요한 디자인 영역으로 꼽히는 UX(User Experience)의 개념에 대해 정의하고, 좋은 UX를 만들기 위한 원칙을 정의했다는 것 정도는 언급하고 넘어가자.  개인적으로는 학창 시절에 그의 저서를 통해서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사용할 때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원칙들과 좋은 UX 디자인의 원리들을 알게 되었을 때,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알게 된 짜릿함이 있었다.



UX디자인의 바이블



그의 저서 중에 하나인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에 나온 좋은 UX 디자인의 6가지 원칙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시성 (Visibility) - 기능이 사용자에게 눈에 쉽게 띄어야 한다.


반응 (Feedback) - 사용자의 행동 후에 적절한 반응이 사용자에게 주어져야 한다.


행동유도 (Affordance) - 사용자에게 기대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인지되고 유도되며 일어날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맵핑 (Mapping) -  사용자가 특별한 설명이나 도움 없이도 대상의 기능을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제한요소 (Constraint) - 특정 상황에서 사용자의 행동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여, 사용자의 오류 및 오작동을 사전에 방지한다.


일관성 (Consistency) - 제공된 디자인은 일정한 패턴이나 예측 가능한 규칙을 지녀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UX 디자인할 때는 위에 언급된 모든 요소들이 중요하지만, 예전에는 특히나 직관성과 가시성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던 것 같다.  가령 사용자가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데 설명서를 보지 않고도 실수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은 UX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던 것이다.  반면에 최초 사용 시에 실수가 많이 일어나는 디자인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었다.  직관적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때 최대한 친절하고 상세하게 정보를 적었다.  그 예로 메뉴 선택에 대부분 텍스트를 사용하는 것도, 텍스트로 전달되는 정확한 의미를 사용하려 했던 것이고 때때로 부족한 정보는 텍스트와 아이콘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보완하곤 했다.  사용자가 어떤 액션을 잘못 취하면 다시 되돌아가는 인터페이스가 효율적으로 쉽고 빠르게 구동되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에(기계적/기능적인 한계로 인해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사용자 오류: human error)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했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디자인


친절한 설명이 개념적으로는 가장 좋은 것 같긴 한데, 이런 경우라면 어떨까.  글로벌하게 제품을 판매하게 되는 경우, 텍스트 레이블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어떤 경우에는 5글자짜리가 한 줄에 꽉 차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텍스트보다는 직관적인 아이콘의 형태에 대해 연구가 많아졌다.


아이콘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해결되거든.



디자인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Form follows function'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제품의 형태는 제품의 기능에 의해서 정의된다는 뜻이다.  가장 흔한 예로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시키는 비행기나 자동차에 적용되는 유선형 디자인(Aerodynamic Design)을 들 수 있다.  그 반대의 개념을 'Function follows form' 이라고도 한다.  이 두 개념 모두 전통적인 제품 디자인이나 건축 디자인에서 발생한 개념이고, 요즘의 UX 디자인 분야에 적용하자면 'Experience follows function' 쯤이 될 것 같다.  사용자 친화적인 UX 디자인의 제작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기술적인 뒷받침이 따라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앞선 시대의 UX 디자인에서는 사용자의 오류를 방지하는 것을 중요시 했던 까닭은 그만큼 기술의 진보가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터치 인터페이스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는 잘못 눌러도 간단한 손가락 제스처로 쉽게 되돌릴 수 있어서, 예전만큼 사용자의 오류를 막는 것에 디자이너들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는다.  가령, 예전에는 아이콘과 텍스트를 많이 사용했다면, 요즘에는 아이콘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하위 기능을 뒤로 숨기는 아이콘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용자는 한번 정도 사용해보면 어떤 기능인지 어렵지 않게 인지하기 때문에, 현재의 UX 디자인은 직관성보다는 학습성을 중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수월한 터치 인터페이스이다 보니까 자연스레 사용자 오류에도 무척 관대해졌다.


실수로 잘못 누르더라도(좌측 이미지), 언제든지 쉽게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오른쪽 이미지)



하지만 기능 버튼들이 전부 아이콘으로 되어있는 앱은 뭔가 불친절한 느낌이다.



이것이 과연 좋은 UX 디자인인가?라는 질문에는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전에는 '못생겼지만 친절한 디자인'이었고, 현재는 '예쁘지만 까칠한 디자인'인 것 같다.  결국 좋은 UX 디자인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에 따라서 달라진다.




se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