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수기

2025년을 보내며

by 박제원

그렇게 간절히 기다렸던 2025년이 끝났습니다. 저를 끈덕지게도 괴롭혔던 거렁뱅이들의 개소리가 무색하게 2024년은 막을 내렸고, 1월에 홀홀히 군을 떠나왔더랬습니다. 올해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의 모든 연도를 수치화했을 때, 이번 해가 저를 가장 많이 바꿔놓은 해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인생 첫 해외여행부터 시작해서, 복학, 오케스트라 운영진, 연주회 등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한 과목에서 꼴찌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음. 야구장도 처음 가봤군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건은 소중한 사람을 만난 일이었습니다. 항상 고마울 따름입니다.


삶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말에는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맞닥뜨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군 말년에는 알 수 없던 공포를 지금 하나하나 깨닫는 중입니다. 속된 말로, 좆됐음을 실감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 고난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란 동물은 하루에 꼭 두 번 졸리도록 설계되었다고 말입니다. 점심 너머 오후가 시작될 적에 한 번 졸리고, 하루가 끝나기 직전 밤중에 졸리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똑같아서, 젊은 적에 한 번 큰 고난이 오고, 늙어서 또 한 번 고난이 온답니다. 다만 밤의 졸림은 잠에 들면 끝이지만 낮의 졸림은 도저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문열 작가의 <젊은 날의 초상>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그 옛날 괴테는 <파우스트>를 이런 말로 끝맺습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나니." 이렇듯 우리는 정녕 힘들어야 할 운명인가 봅니다.


밝아올 2026년은 어떤 어려움이 절 기다릴까요. 또 어떤 방황을 할까요. 어찌 되었든 내일은 언제나 기다려집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겠노라는 노력이면 언젠가는 이 방황이 끝나지 않을까요? 모쪼록 모두의 2026년이 복되기를, 그리고 행여 앞길에 방황이 예견되었다면 그 방황은 값진 것이길 바랄 뿐입니다. 저는 지금 술 한 잔 하며 이 글을 쓰는 중입니다. 일단 새해에는 술을 좀 줄여봐야겠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술먹고 인스타 부계에 갈긴 글ㅋㅋ


올해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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