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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결혼식, 축의금을 보내야 할까?

by 박카스

얼마 전 사내 게시판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결혼 소식을 전했다. “가족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진행되는 자리라 직접 초대는 드리지 못한다”며, “마음을 전하실 분은 아래 계좌로 부탁드린다”는 글이었다. 화환도 정중히 사양한다는 말이 덧붙여져 있었다. 곧바로 사내 다른 직원이 물었다. "이럴 땐 축의금을 보내야 할까요?"


축의금은 축하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이 ‘초대’ 없이 전달되었을 때, 상대에게는 축하인지 부담인지가 모호해진다. 어떤 이에게는 “마음 전하라”는 계좌 공지가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초대는 못하지만 기쁜 소식을 나누고 싶다’는 취지일 테니까.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초대 없는 부담스러운 요구로 읽히기도 한다. 사실 친한 사이에서는 계좌를 몰라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 달 전에 먼저 결혼식을 올린 직원은 가족들과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며 일체의 화환과 축의금은 사양한다며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었다.


업무상 자주 대면하는 가까운 동료이거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면, 비록 초대받지 않았더라도 마음을 담아 축의금을 보내야 한다, 아니다, 굳이 초대를 하지 않았는데 축의금을 보낼 필요가 없다. 뭐가 옳을까?


축의금은 금액보다 마음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때로는 거리를 유지하는 예의로도 표현될 수 있다. 초대받지 않았을 때, 고민이 된다면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 좋다. ‘나는 이 사람의 기쁜 순간에 나의 축하를 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액이라도 정성스럽게 전하면 될 일이다. 반대로, 억지로 고민 끝에 얹는 축의금은 결국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큰 의미를 남기지 못한다.


요즘은 예식이 점점 간소화되고, 결혼식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초대하지 않는 결혼식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축하 방식도 유연해져야 한다. 초대받지 않은 결혼식, 축의금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결국 타인이 정해줄 수 없는 문제다. 대신 한 가지 분명한 기준은 있다. 억지로 하지 말고, 진심으로 하라는 것. "뭐가 옳을까?" 보다는 "뭐가 마음 편할까?",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사진출처 : FREEPIK by protooleh


#결혼식 #청첩장 #축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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