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익 May 10. 2018

잡담

재미있는 사람은 인기가 좋다. 재미있는 사람은 주위를 편안하게 해 준다. 단 둘이 있어도 어색함이 두렵지 않다.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나 흉내를 내지 않아도 재미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고 유머와 위트가 있다고 말한다.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오랜사이처럼 편안함을 느낄때가 있다. 위트가 있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다. 


잡담을 잘하는 사람은 믿음을 준다. 잡담은 단순히 잡스러운 말이 아니다. 의미는 없지만, 주변을 환하게 해주는 말이 있다. 좋은 잡담이 바로 그런 말이다. 잡담을 잘하기 위해서는 억지스러움을 걷어내야 한다. 억지스러움은 걷어낸다고 걷어지는게 아니다. 푼수처럼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해서 잡담을 잘하는게 아니다. 적시적소에 화제를 전환하는 기술. 대화의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비장의 카드. 어색함을 한번에 녹이는 회심의 한방. 우리는 잡담을 통해서 구현해야 한다. 


화제거리가 많다고 해서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는건 아닌것 같다. 물론, 많이 알고 있으면 이야기 거리가 많아져서 좋은점이 있다. 허나 중요한건 대화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잡담을 하는 센스다. 센스라고 하니 막연하다. 센스는 타고나는 것인가 훈련하는 것인가. 난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부침을 거듭하면서 사고하는 훈련이야말로 탁월한 후천적 센스를 길러준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훈련의 시발점은 말을 참는것이다. 잡담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말을 참는다니 그게 무슨말인고 싶다. 말을 참는것은 움츠리는것과 같다. 의미없는 잡담이 많아지면, 정말 회심의 일격을 날렸을때 의미가 퇴색된다. 떠벌이마냥 시도때도 없이 화살을 날린다면 희소성이 떨어진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조심하며 말을 잘 참을 수 있을때 상황파악을 신중하게 할 수 있다. 


두번째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해야한다.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 입체적으로 생각 하는 훈련을 해야한다. 컵을 보면 컵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사람은 컵을 보고 컵은 어떤 상황일때 가장 가치가 있는가를 생각한다. 물컵은 물이 담겨있을때 그 본분을 다 하는것인지, 비어있어서 언제든 물을 담을 수 있을때 그 본분을 다하는것인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발견 할 수 있다.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꼭 하나의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기엔 인간이 가진 뇌가 너무 뛰어나다. 


세번째는 좋은 멘토를 찾는 것이다. 회사는 때론 벤치마킹이 좋은 전략이 된다. 유머와 위트도 마찬가지다. 꼭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나 주변 지인이 아니라도 된다.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바로 옆에서 경험하는게 제일 좋으나, 책이나 문헌 그리고 다양한 영상을 통해서도 일정부분 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꽤나 부지런함을 필요로한다. 책도 읽어야 하고, 글도 써봐야하고, 시간을 쪼개어 이것저것 찾아봐야한다. 조금 부지런해져서 비장의 카드를 훈련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어도 된다. 


상기 세가지 방법 외에도 찾고자 하면 많은 단계들이 있다. 하나만 더 이야기 하자면, 오만함을 버리는 것이다. 유머러스하고 많이 알게 되었다고 주제넘는 오만함을 보이면 안된다.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타인에게 항상 배울점이 있다는 태도로 매사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지 스스로를 경계하고 절제 할 수 있다. 진면목은 겸손함이 겸비되는 사람에게만 빛을 발한다. 


별거 아닌 이야기를 가치있는 보물로 바꾸는것. 그것이야 말로 끊임없이 연구해야하는 자기계발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은은하게 퍼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삶이 너무 피곤해지지 않느냐고? 적당한 피곤함을 활력을 가져다 주는 법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별반다르지 않은 내 의견이지만, 난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적당한 선을 항상 지키며 고급잡담을 잘 할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부족하더라도 오월의 청록을 향해 열심히 담금질 했던 노력은 내 마음 깊숙히 남아 있을테니까. 

작가의 이전글 알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