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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익 Dec 31. 2015

권력과 인기

모두가 품고 있는 허영의 탈, 그리고 인간존중

욕망은 이율 배반적인 개념이다. 어감은 그다지 좋지 않다. 속물적이고, 탐욕적이며, 교활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욕망은 인간을 나아가게 하는 추동력이 되기도 한다. 욕망 그 자체가 나쁘다기 보다는, 욕망이 정도를 지나칠때 나빠진다. 욕망은 종류가 많다. 탐하는 대상이 많기 때문에 욕망의 종류도 많다. 아담과 이브를 무너뜨린 이성을 향한 성욕, 건강을 해치는 비만을 불러 일으키는 식욕, 패륜도 저지르게 만드는 물욕, 물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권력욕 등 다양한 욕망이 하나의 인격체에 존재한다. 비율을 다를지언정 모두가 그렇게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는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욕심을 내려놓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자신이 욕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 라는걸 인정해야 한다. 


수많은 욕망 중 나는 권력욕이 가장 두렵다. 권력과 권위는 천지차이다. 권위는 스스로 바로 서는 것이지만, 권력은 추앙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권력을 가지는 자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지지를 가지고 있다. 일종의 인기와 비슷한 맥락이다. 인기가 많으면, 따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편협해진다. 늘상 추앙만 받다가, 비판을 하는 상황이 닥치면 심기가 불편해 진다. 그렇게 스스로의 틀에 갇히게 되고, 세상을 둘러보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스스로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자연스레 권력과 유사한 것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기 라는 것이다. 특히나 SNS가 일반화 된 사이에 인기는 스스로를 성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상당부분 박탈한다. SNS를 사용할때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하거나, 좋은 말을 하거나 , 대단한 사람인냥 치켜세워주면 기분은 좋아진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공감을 일으켜준다거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은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거나 , 작은 생각의 토막을 적어두려던 행동이 '소통'이라는 탈을 쓰고 점점더 변질 되기도 한다.


말만 소통 이지, 실제적으로는 남들로 부터 '엄지척' 을 받고 싶은 심리가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다.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상황은 점점더 심각해 진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줄어들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엄지척'을 받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표현에 있어서 주객전도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게 권력이랑 무슨상관일까? . 자신의 생각이 우선하지 않은 인기영합주의는 결국 편협한 시각을 가지게 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환호를 하는데 , 그것에 반하는 의견이나 시선은 달갑지 않게 생각하여 배척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때 우리는 권력이 세상을 보는 눈을 멀게 만든다고 표현한다.


권력욕은 꼭 승진이나, 정치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권력욕은 사람의 마음을 얻고 , 그를 통해서 자신의 위엄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욕심을 통칭하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욕은 인간의 욕망중 가장 위험한 것이고,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첫번째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결국은 만들어진 추앙을 받아 스스로를 높이 세우고자 하는 허영이 만들어낸 몹쓸 욕심인 셈이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자신의 몹쓸 자존심을 올리는 도구로 생각할 위험이 있고, 인간대 인간의 교류가 아닌 수단화된 이용으로 관계가 변질된다.


스스로에게 가치있는 삶.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 . 그 후의 명예와 권력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바로서야지 세상이 바로 서는 법이다. 달콤한 인기에 영합하여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나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일종의 권력욕을 경계하고자 한다. 하지만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도 해야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뜻 또한 권력욕을 통한 인간성 상실을 경계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삶은 끊임없는 경계와 자기제어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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