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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익 Jan 07. 2016

작은 관심이, 큰 물결을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s theory)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 Theory)' . 비지니스에서도 저서로 나와서 통용되고 있다. 주변에 깨진 유리창이 있는 구역을 방치하면 나중에 범죄가 만연하는 우범지대가 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법칙이라고 명명해 놓아서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도 쉽게 인식 할 수 있는 현상을 이론화 한 것이다. 작은 실수를 고치지 않으면 나중에 큰 고난으로 다가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옛말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 또한 작은 힘을 들여서 할 수 있는 것을, 큰 힘을 들여서 해결 한다는 의미로 깨진 유리창 법칙과 일응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우리집은 주택가 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배출 할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주 화,목,일 요일 밤이 그날이다. 주민들끼리 약속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자는 단결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우리 골목 한 구석에 쓰레기 봉투를 조금씩 버리는 사람이 생겨났다. 과자 봉지를 버리기 시작하고, 담배꽁초를 버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그 쓰레기의 양이 많아 지기시작했다. 아마도 한 사람이 버린건 아닌것 같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아. 저기는 버려도 되는구나 '라고 버리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별 관심없이 버리다보니 쓰레기가 난립하는 아주 지저분한 공간이 되었다.


나 또한 지나가면서 '쓰레기를 저렇게 버리면 안될텐데' 하고 생각했었다. 그치만 , 그 양이 극소했기에 누군가가 치우겠지 라는 생각으로 지나쳤다.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사람들이 지나치는 사이에 눈덩이 처럼 불어난 쓰레기는 우리 삶의 공간을 지저분하고 비 위생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책을 회의하고 동사무소에 연락을 취하고 , 감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서로가 누군지 모를 쓰레기 버린 사람들을 비난할때 나는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이기심이 초래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얼굴이 화끈 거렸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의 귀찮음을 방지하기 위해서 방치했던 쓰레기가 이제는 이웃간의 불신으로 번졌고, 위생상의 문제까지 동원하게 했다. 그냥 지나가면서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줍는 자그마한 노력만 했었더라면 그곳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곳이 아니라는 신호가 충분히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버리지 않고 , 깨끗한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수많은 사회문제는 우리가 처음부터 관심과 솔선수범으로 미리 예방 할 수있다. 쓰레기 문제 뿐만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을 맞이하기 이전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큰 사고 또한 우리가 처음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 철저하게 관리 하였더라면 충분히 방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깨진유리창 법칙을 통해 얻은 사회질서 유지는 한비자의 법가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철저한 규제와 원칙을 통해서 미리미리 혼란을 예방한다는 부분이 특히 그러하다. 그래서 혹자에게는 가혹한 질서유지 방법으로 들릴 수 있다. 꼭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닌, 도덕적인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으로 받아 들인다면 좋을 것 같다. 유비무환의 자세를 통해서 나와 공동체의 평안을 이룰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것이 무엇이 있겠나 싶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행동 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에게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는 것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을까. 관심과 솔선수범으로 큰 문제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면 이야말로 최소비용,최대효용 을 성실하게 실천하는 길인것 같다. 깨진유리창 이론이 마냥 하나의 시사지식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작은 나의 행동이 , 큰 물결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도 이에 기초 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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