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익 Jan 12. 2016

단점 그득한 사람

인간적 유대의 시작점

장점이 가득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난 단점이 많은 당신을 사랑한다. 단점이 많은 사람은 모자란 사람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단점이 많은 사람은 내가 더 챙겨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줄 수 있는 기쁨이 차지하는 행복감은 이루어 말 할 수 없다.


사회에 무언가 기여 할 수 있어야지 내 존립 근거가 생긴다.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구나' 라는걸 끊임없이 자각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존감의 근원은 큰 부도 아니고, 건강한 신체도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 살아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있구나' 라는 자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든, 가정을 꾸려나가든, 더 큰 일을 하든 매 한가지라 생각한다.


단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건 아니다. 단점이 많지만,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과 거만함에 둘러싸여 단점을 허세로 가득 채우려는 사람은 천지차이다. 허세로 그 단점을 채우려는 사람 또한 열등감이라는 더 큰 단점이 있는 셈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의 깊이와 마음의 배려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쏠리는건 어쩔 도리가 없다.


학창시절 뒤늦게 학과공부를 시작하려던 친구가 생각난다. 기초적인 것도 몰라서 시작도 못하는 친구의 노력을 보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시간을 투자해서 , 그 친구가 낑낑거리지만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도와줄 수 있었던 경험은 나로하여금 큰 보람을 가져다 주었다. 단순히 도와줬다는 것에 내가 보람을 느낀것이 아니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주고, 나는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도움 받았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 서로가 채워 줌으로써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었다. 우리는 그때 주는 법을 배웠고, 무언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자의식을 키웠다.


단점이라고 생각하면 으레 물질적인 부분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소위 말하는 낮은 월급, 어려운 가정형편, 짧은 가방끈...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단점이라고 단언하는 것들은 전혀 단점이 아닌 것들이다.  단점이라는 것은 주변의 주어진 환경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인격체가 가진 결핍을 단점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런 단점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받고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나는 단점이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나도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 상대방 또한 나에게 채워준다. 그렇게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면서 인격적인 유대감이 생긴다. 그게 사랑이고, 우정이며, 끈끈한 동료애 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생각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스스로가 단점을 가졌다고 해서 너무 위축 될 필요가 없다. 단점이 보이는 상대방이라고 해서 피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적 연결고리는 끊임없이 부족한 서로를 채우기 위한 이음새로 이루어 져 있다는 걸 고려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두가지 세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