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했던 과거조차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난 부끄러워 하기만 했다.
아무리 어렸던 시절이라고 해도 , 늘 부끄러워 하기만 했다.
내 초라한 옷차림이 부끄러웠고,
작은 우리집이 부끄러웠다.
김치만이 가득했던 내 도시락통이 부끄러웠고 ,
노트보단 이면지를 쓰던 생활이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
부끄러워 했던것이 , 부끄러워 할게 아니라는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
옷차림은 따사로운 햇볓을 가려주기에 충분했고,
작은 우리집은 가족이 하나됨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김치만이 가득했던 내 반찬통은 엄마의 사랑으로 가득했고 ,
이면지는 획일화된 틀을 벗어나기에 충분했다.
부끄러웠던 시절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 이젠 부끄러움이 아니기에
내 마음이 커진것이 아니라 ,
그냥 가려져 있던 커튼을 걷었을 뿐이다.
화사한 꽃들이
겨우내 앙상한 가지 모습을 부끄러워 한다면
이토록 아름다운 봄꽃을 피울 수 는 있었을까.
이제는 감사함과 , 충만함으로
내 작았던 마음의 그릇은 채워나가야지.
내 작은 오두막은 나를 품어주기에 , 난 내 작은 오두막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