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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익 Aug 31. 2016

술자리와 평판관리

직장인들의 평판은 술자리에서 승부가 난다.

직장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중요한것이 무엇이 있을까. 기본적인 업무능력이나 관련 지식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요소다. 그리고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평판(reputation)'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평판은 흔히들 이야기하는 '정치' 혹은 '줄타기' 와 그 근본이 다르다. 평판관리를 잘한 직장인은 훗날 더 좋은 커리어를 위해 스카웃 될때도 이득이고, 현 소속 조직 내에서 성장하기위해서도 중요하다. 이토록 중요한 평판을 잘 관리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는가 항상 고민한다. 밝은 인사, 웃는 얼굴, 집념의 자세, 열정 등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나의 평판을 좌지우지 한다. 그 중에서 관리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는 바로 '술자리 에서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술자리는 유독 한국의 조직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식적인 회식이나 만찬이 아니더라도 삼삼 오오 모여서 직장인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며 하루의 고단함을 술자리에서 씻어낸다. 친구인듯 하지만, 결코 친구도 아니고, 경쟁상대 인듯 하지만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는 직장생활에서 술자리는 이런 벽을 허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회가 된다는건 반드시 그에 따르는 위험도 존재한다는걸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의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 심리적인 긴장이 느슨해 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상당부분 스스로를 내 보이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서로 조금씩 취기가 돌면 그 취기에 따라 상대방이 친밀해 보인다. 자기가 평소에 이야기 하지 못하던 부분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 언행을 조심하던 사람도 술자리에선 활달히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밝고 긍정적으로 술자리를 주도해 나가는 쇼맨쉽은 '으쌰으쌰'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상당한 능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코 마냥 좋아해서는 안된다는걸 명심해야 한다. 


술자리에서는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한다. 늘어가는 술잔만큼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섞이고 싶은 욕망또한 늘어나는게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을 많이 공유한다. 그렇게 한마디 두마디가 보태어지다 보면 반드시 한토막 정도는 실수를 하게 된다. 실수의 범주가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다. 혼자만 막 떠들기 시작하다 보면 , 자기도 모르게 술기운과 더불어서 말이 많아지는데 말이 많아진다는 그 사실 또한 하나의 실수라고 난 생각한다. 


내가 여태까지 지켜본 평판관리의 달인들은 정말로 술자리에서 만큼은 철저한 프로가 된다. 소외되지 않으면서 , 결코 앞서지 앞고 , 자기가 좀 더 아는 부분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술자리에서는 더더욱 겸손함을 보이려고 한다. 이는 상사와 마시는 술자리 뿐만 아니라 하급자나 동기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 술자리에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다. 취기와 입방정은 대부분 비례한다. 술자리에서 말을 아낀다면, 실수를 저지르는 원천을 봉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가만히 있다면 괜히 미움을 살 수 있다. 적절한 리액션은 이를 보완해 주는 좋은 스킬이다. 빙긋이 웃거나, 경청하는 자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에대한 호감을 상승시켜준다. 


내가 말을 많이 하고 싶은 만큼, 상대방 또한 말을 많이 하고 싶다. 술자리에서 최고의 승자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입장에 서는 사람이다. 꼭 만취해서 실수를 하는 것만이 실수가 아니다. 알게모르게 쏟아지는 말과 작은 태도에서 자신의 평판은 깎여져 갈 수 있다.술이 술술 들어간다고 , 말이 술술 나온다면 분명히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술자리는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상당부분의 평판은 술자리에서 급격하게 등락을 거듭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호감을 주는 액션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말을 아끼고 경청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술자리 평판관리의 시작인 셈이다. 

물론, 이는 서로가 서로의 패를 조금씩 숨기고 있는 전쟁터같은 조직생활에서 해당되는 말이다. 막역한 친구 사이에서는 때론 망가지고 , 내 이야기도 거침없이 쏟아부울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회식으로 향하는 길에 세번만 다짐하자. 겸손하고 말을아끼자. 그럼 적어도 입방아에 오를 일은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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