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Career (Denfoline Version)

by 복자의 썰

Donald Trump 대통령 취임 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때 아닌 난리가 났다. 단 한 사람의 영향이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이렇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이 정말 실제인지 꿈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코비드가 세계를 점령했을 때의 충격이 재현되는 것 같다. 모든 언론은 여태 볼 수 없었던 강한 비판을 봇물 터지듯 연일 첫 기사로 내고 있는 것이 요즘 미국이다. 충격은 학교로까지 번졌다. 새로이 시작한 직장인 대학교의 총장에게서 오늘 전체 이메일이 왔는데, 대학교로 지정된 정부지원이 없어지고 엄청난 경제적 압박이 벌써 시작되어서, 이 시간부로 새로운 직원들, 교수들의 채용을 무기한 중지한다는 발표였다.


일 년의 안식년(?)이 끝나갈 무렵이었던 작년 12월에 이젠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이곳저곳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었다. 이력서를 올려놓은 Geneva에 있는 WHO에서는 연락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안식년 중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UN 사무국에서 재정 압박에 새로운 취용은 한동안 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직접 전해 들었다. WHO에 가고 싶은 꿈은 점점 멀어지나보다 소침해진다. 그러다 미국 치대에서 교수를 뽑는 웹사이트를 둘러보는 가운데, 내가 졸업한 치대에서 풀타임 교수를 뽑는다는 포스팅이 눈에 띄었다.


서둘러 이력서를 제출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는데 그 자리는 이미 채용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공고가 올라온 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고, 그 공고는 아직도 보이는데 벌써 채용이 되었다고..? 뭔가 짜고 치는 판에 희생양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몇 번 다시 연락을 하고, 그중 호감이 느껴지는 한 스탭이랑 전화 통화를 하며 어떤 포지션도 상관없다 했더니 금방 다시 연락이 온다. 파트타임 포지션도 괜찮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담당자와 연결하게 되고 인터뷰 날짜가 잡혔다.


줌 ZOOM으로 성사된 인터뷰엔 10명의 교수들이 들어와 있었다. 나는 주로 학과장이랑 인터뷰를 했지만 나머지 교수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 주눅 들 자리가 아니었기에 편하게 이야기했고, 다시 일을 하려는 이유가 뭐냐는 어떤 교수의 질문에 “My wife is about to kick me out of house”라는 말에 학과장이 빵 터졌다. 그러면서 분위기는 화기애애 해졌고, 이틀 뒤에 연락이 왔다. 일주일에 이틀 파트타임으로 시작하자고. 부서는 Comprehensive Dental Care이었다.


학교를 들어가 보니 교수들의 구성은 내 생각대로 두 부류였다. 이미 진료현장에서 은퇴를 하고 일을 줄이는 노교수님들. 그리고 학교 졸업 후 진료현장보단 다시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상대적으로 젊은 교수들이었다. 그러니 나처럼 아직 일선에서 전성기를 유지하는 나이의 사람이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그랬다. 노교수님들은 열정이 떨어지는 것 같고, 젊은 교수들은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내 이력서가 눈의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학교생활은 시작되고, 한 달쯤 지난 후에 학장한테서 이메일이 왔다. 혹시 풀타임이 가능하느냐 묻는다. 덥석 물었고, 지난주 학장과 면담 후 Full Time Faculty 포지션이 확정이 되었다.너무 빨리 진행이 된지라 어리둥절했지만, 난 학생들이랑 같이 있는 것에 이미 폭삭 좋아져 버렸다.


이런 일이 있고 일주일 뒤에 대학교 총장에게서 지금부터 새로운 교수/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이메일을 받은 것이다. 휴.. 조금만 늦었으면 아무런 기회도 갖지 못했고, 설령 시작은 하였다고 해도, 기약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는 다음 4년 동안) 파트타임 포지션에서 벗어나지 못할 뻔했다. 꼭 정확하게 일 년의 안식년이 끝나자 새로운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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