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한국 직원이 한명 생겼다. 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이 친구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슬적 물어보았다.
“ 나 교회 다니는 사람 같아요?”
지금이야 상황이 좀 달라졌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이민 교포 사회에서는 교회라는 커넥션이 없이는 생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민 사회도 싸이즈가 많이 커지고,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진 지금은 그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민사회에서 누구랑 처음 인사하는 경우, 대부분은 통성명을 하고 난 후엔 늘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어느 교회 나가세요?”
이 친구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뛴다. 나를 전혀 잘 모르는 사람이 바라보는 내 모습은 어떨까?
“아니요, 박선생님은 교회 다니는 사람 같지 않은데요. 교회 다니세요?”
그 대답을 듣고 잠시 기분이 묘했으나 금방 안도의 (?) 숨이 쉬어졌다. “휴.. 다행이다.”
난 왜 안도의 숨을 쉰거지? 난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닌 사람이 분명한데? 그런데 난 왜 잘 숨겨진 내 정체성에 만족을 하고 있는 것일까...
교회를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티'가 난다. 모든 말과 행동에 표시가 난다. 외로움을 달고 사는 이민생활속에, 얼핏보면 교회다니는 사람들의 생활은 풍성하다. 하지만 좀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꼭 그런 건만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의 생활권은 넓어 보이나, 벗어나지 못하는 우물안이다. 만나는 사람들, 대화의 내용은 언제나 비슷하다. 그 뒤에 숨지만 숨겨지지 않는 위선들. 너무 심하게 표현하는 것일까? 하지만 좀 더 정확히 표현을 하쟈면, 그건 크리스챤들의 모습이 아니라, Church Goers 들의 Cliche 같은 것이다. 비단 한인이민사회뿐 아니라.. 미국사람, 한국사람을 벗어나 크리스쳔이라고 정체성을 들어내는 사람들이 다 .. 그렇다. 그렇게 보인다.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크리스챤의 모습이 정의 내려진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다.
내가 교회 다니는 사람 같지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안도한 것은 그런 Cliche 이 내게 없다는 말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한마디 덛붙힌다,
“박선생님은 Savior Complex 가 있는 사람 같아요. 다른 사람 너무 생각해주느라, 정작 본인은 힘들게 살아요" 음.. 내가 그렇게 보인다 말이지... 흠..이젠 생각이 많아지는데?
그런 것 같다. 난 조금이라도 내 판단과 생각에 이기적인 느낌이 서리면
망설이게 되고,
주저하게 되고,
포기하게 되고.
또 후회하게 되고.
그래서 결코 자유롭지 않게 되고, 벗어나지 못하는 의무감이 마치 어깨에 달라붙은 원숭이 같고, 그 원숭이의 무게가 무거워져 간다. 그러지 말자, 그러지 말자 생각을 해 보지만, 그런 마음의 갈등을 유지하는 것이 신앙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라 생각하며, 나름의 이성의 판단을 하지만 여전히 마음엔 멍에자국이 선명히 남는다. 그래서 "Savior Complex" 라는 말이 만들어 진건가...?
아직 이 말에서 자유로와 지지 않는다. 분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정한 생활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억눌린 영혼.. 삐쭐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