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in Philadelphia
올봄은 여행 계획이 정말 많았었다. 이렇게 많이 세워도 되나 할 정도였는데.. 에라 모르겠다, 한번 막 나가보는 거지 뭐.. 하며 밀어붙이려 했는데. 어라..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뭔가 불안한 느낌이 살짝 들었는데..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한번 끝까지 기다려보자 했는데. 내가 굳이 결정하지 않아도 내 스케줄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어 버렸다. 아주 간단하게……. 전부, 전부 최소 되어버렸다.
비행기표, 호텔, Airbnb 중 몇 개는 못 건지고 날아가겠구나 생각했다. 코로나 사태가 더 심각한 상태로 변해가자 이거 왠 걸? 예약한 곳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페널티 없이 캔썰을 오퍼하면서 손해 보는 일이 없어졌다. 다행이다.. 다행이긴 한데, 프랑스 툴루즈, 싱가포르, 온두라스 갔어야 했는데, 지금껏 집 밖을 나가지도 못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오늘까지 ‘집콕’으로만 6주가 지나간다. 동네에서 집 밖으로 나가면 눈치가 보일 정도로 칩거생활의 연속이다.
이제야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주지사 발표에 5월 8일까지 Stay Home Order 가 유효하다고 발표하면서 이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결정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그런 잠정적인 날짜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정상으로 돌아오기에는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았고, 시작을 한다고 해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시작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디 한 명이라도 겪어본 사람이 있어야지..?
예전에 9/11이 터졌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거리엔 사람이 없고 사회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그때는 모두 서로서로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았다. 희생당한 사람들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 도무지 답이 없지만, 나머지 모두는 그야말로 인간정이 흘러넘치는 서로 단단히 뭉친 따뜻함이 있었다. 생각해 보면 공공의 적이 너무 뚜렷했던 것일까? 지금은 그 적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 사이사이 침투해 있는지라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불안하다. 혹시 저 사람이 바이러스를?? 서로서로가 경계해야 할 상대이다. 그래서 더 상막한데..
그래서 요즘 메스켐에서 흘러넘치는 로고는 “Social distance does not mean social isolation 이다.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제일 무서운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눈에 보이는 적이나 어려움은 그리 무서운 존재가 되지 못한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이다. 라는 자연스러운 결과에 다다른다.
늘 이렇게 생각하지 못한 상황, 특히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에 처하게 되면 나 자신에게 리마인드 시키는 것이 있다. “평소 하던 대로 하자…! “ C. S, Lewis 가 1차 전쟁이 난 영국에서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전쟁 중에 극한 혼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전쟁 중에도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 늘 하던 대로 하는 것이다. 지금의 내 상황을 비추어 보면, 늘 하던 댈 하는데 좀 많이.. 아주 많이 할 뿐이다. (그림 그리기, 글쓰기, 자전거 타기, 설것이 하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