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건 싼 이유가. 비싼 건 비싼 이유가 다 있나보다.
지난 4월 1일은 무양주택 개업 1 주년이었다. 조용한 1 주년:-)
우리가 어디에 말하지 않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1 주년을 맞이한 사실 조차 잘 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에 마주했고, 사회적 거리운동 등 어려움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움직임에 있어 “우리는 1 주년 이벤트도 하고, 신나고 즐겁게 보낼거에요-!” 라고 말할 수도, 그런 마음이 생기지도 않았다.
우리는 그렇게 1 주년을보냈다.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까지 가게 문을 닫고도 싶었으나 손님과의 끈 그리고 생계의 끈을 놓을 수 없기에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무양의 문을 열었다.
가게 문을 열기 전 가구, 바닥, 벽 할 것 없이 모두 소독하고 닦았는데.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외면해왔던 낡아 버린 가구의 모습들이 보였다.
‘참 초라하네.’
그래서 낡아버린 가구를 교체하고 조금의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손님들이 찾았을 때 무양의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다.
“그런데 1년 만에 가구가 낡는다고?”
“그렇다.”
가구의 재료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나무고, 나무는 수종에 따라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구매 했던 가구는 대부분 미송(소나무)으로 만들어졌다. 미송은 본래 성질이 무르고 단단하지 못하다. 장단점이 명확한데 장점은 무르기 때문에 가공이 쉽고, 가격이 싸다. 단점은 내구성이 짧고, 나무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조금 떨어진다.
무양의 느낌자체가 럭셔리하다기 보다는 편안하고, 코지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진짜 월넛보다는 월넛 색의 미송가구를 샀던 것이였는데, 생각보다 내구성이 더 짧아서 이른 결정에 이르렀다(이 가구들은 집으로 가져가서 사용 중이다).
아 그리고,
본론인 가구의 역할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가구는 본래 사람들이 생활이나 기타의 것을 영위함에 있어서 도움을 주는 데에 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다소 높이가 낮은 가구를 구입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이야기했었다. 편안함을 주지 못한 것, 불편함을 초래한 것, 그것만으로도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인이 가구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 탓이 더 크다.
여하튼 평소에도 많은 손님들이 방문해주셔서 좌석을 가득매워주기를 일쑤지만 사석(매번 잘 앉지 않으려는 좌석)이 되어버리는 곳이 있었다. 그것을 없애버리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 가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주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교체를 계획했다.
정말 단순한 말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체득했다. 예쁘면 다 인줄 알았건만.
가구는 평소에 눈여겨 두었던 팔로워 분의 가구 컬렉션 중 일부를 결정해 연락을 드렸다. 일은 일사천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였지만 더 사지 못하는 아쉬움에 눈물이 찔끔 났고, 그나마도 할인을 해주셔서 조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가구는 국산 제품도 있고, 중국 수입제품도 있는데 모두 나름의 제작을 거쳐서 생산되는 가구들이라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약 일주일? 또 이번에는 100% 원목이여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고, 철제와 합판이 적절하게 섞여 제작된 것으로 봤다. 조금 더 세련되기를 바랬고, 좀 더 편하기를 바랬다. 또한 현재 무양의 느낌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했다.
1. 큰 창이 있는 좌석
기존 라탄의자를 제외하고는 테이블과 의자, 보조의자를 배치했는데 뉘앙스의 차이는 거의 없다. 조금 더 정돈된 느낌을 지향했고 벽과 나무, 철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교체했다. 기존의 라탄의자를 사용하기에 보조의자는 새 의자와 라탄의자의 뉘앙스가 적절히 섞인 것으로 골랐다.
2. 거실 좌석
기존 거실 좌석은 단체손님이 올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좌석인데, 생각보다 불편해하시고 앉기 자체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교체 1순위였다. 지금은 높이 700의 일반 테이블 2개를 배치했다. 의자는 모두 디자인 가구로서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배치했다. 앞으로는 여기서 노트북도 하고 편하게 이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분위기 자체는 큰 변화는 없다. 기존 가구의 톤과 현재 가구의 톤을 월넛으로 일관되게 고집했다.
3. 무양마켓 좌석
미송이 주는 느낌 중 하나는 ‘저렴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송을 잘 활용하시는 분들도 많고, 실제로 그런 카페도 다수 존재한다. 그래도 내 생각은 톤을 죽여도 미송은 미송이다. 월넛을 따라하려고 해도 따라할 수 없다. 톤 다운된 가구를 배치했다. 톤 다운된 것만으로도 조금 더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배치하고 나니 더욱 더 그렇게 느껴졌다. 테이블은 월넛 색의 상판과 블랙 철 프레임으로 제작된 것으로 무게감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4. 그 외
이렇게나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한 시원한 질감의 의자
그리고 마치 해를 막아 그늘을 주는 것 같은 큰 겐차 야자. 야자는 약 190-200cm 정도로 키가 크다.
이번 가구 교체에 있어서 우리는 가구가 가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약 일주일 간의 사용 후기는 대 만족.
사석이 없고 다 편하게 느껴진다.
“고로 가구는 편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