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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종 종Mu Jan 24. 2023

부끄럽지 않은 언어

자연은


틴터언 사원 위쪽에서:Lines


                                      워즈워스.유종호 역


(...)

이렇듯 자연은

우리의 마음을 도야해 주고

고요와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고

드높은 생각의 먹이를 준다.

간교한 말도 지레 내린 판단도

잇속만 차리는 이들의 비웃음도

퉁명스러운 인사말도

일상의 따분한 교제도

우리를 누를 수 없고

기쁨에 찬 우리 믿음을

훼방할 수 없다. 그리하여

우리가 바라보는 만상은

축복으로 가득 차 있다.

(...)

The mind that is within us, so impress

With quietness and beauty, and so feed

With lofty thoughts, that neither evil tongues

Rash judgments, nor the sneers of selfish men,

Nor greetings where no kindness is, nor all

The dreary intercourse of daily life,

Shall e'er prevail against us, or disturb

Our cheerful faith, that all which we behold

Is full of blessings.)


                                      ***

어제. 낮에는 일본 북해도의 설경에 반했다.


오겐끼데스까ㅡ

나를 두고 죽은 연인에게 뒤늦게 소리쳐 안부를 묻는 그녀.


나도 그 녹을 줄 모르고 두텁게 쌓인 눈언덕에 대고 누군가를 불러보고 싶다.


밤에는

말도 글도 통할 것 같지 않은 심술로 꽁꽁 뭉친 어떤 사람에게 문자를 써 보냈다.

그 마음 어딘가에 씨앗처럼 푸르르 떨어질 언어들.


적어도 나는 자연에 부끄럽지 않은 언어를 나누었다.


새벽에 일어나 아뭏게나 펼친 워즈워스의 싯구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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