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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종 종Mu Mar 13. 2023

러시아 거지의 오페라 티켓

<장자>와 본전

#.

"저놈이 도대체 어딜 가겠다는 건가.

난 힘껏 날아올라도 불과 몇 길을 못 올라가고 내려와 수풀 사이를 날아다니거든.

이것도 대단히 날아 오른 셈인데

저놈은 어딜 가려고 하는 걸까."


: <장자> "소요"편 6에서

물고기 곤이 변해 붕이라는 새가 된다.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 리 창공으로 올라 남쪽 끝 남명바다로 간다.

이를 메추라기가 비웃고 있는 것이다.


#.

남산 기슭에서 <장자>와 부킹을 하려고 들인 비용.

500000+45000


내가 안 가진 걸 다 가진

고미숙 고전인문학자에 대한 경도됨이 원인이라면 원인.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 먼 곳에 다니겠다고도 이런 돈지랄(?)을  할 리 없다.


#.

오늘은 속이 좀 쓰렸다.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거기 혹해서...

거기에 딱이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간혹 너튜브 영상에서 봤지만 진짜로 보면 내 성격에 말 붙일 것도 아니고.

에고, 내 그 545000 원 ~


부지런을 떨기도 싫은 나이에

터벅터벅  그 오르막을,

내가 미쳤지...


#.

결석하면 아까울 것이다.

어쩌면 본전 생각해서 가긴 갈 거 같다. 그렇게라도 해야지?


문득 러시아 거지가 생각난다.

오페라를 보러 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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