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민족에게 수확의 가을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제 와서 거기까지는 모르더라도, 명절기분에 떠밀려 장보기를 합니다. 혼자이면 혼자인 채로 야채와 과일을 사옵니다. 굳이 주방이 떠들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받아듭니다. 추석과 함께 받는 농부의 사랑, 자연의 사랑. 가을 햇살이 이 사랑을 누리라고 속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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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에게
따로 철학이 없이도
젖은 땅에 뿌릴 내리고
얼굴도 모르는 이의 주린배까지 채울만큼 찰진 열매를 알알이 매단 너의 가을
굳이 청초한 꽃을 피울 여념은 없다
단 하나의 열심으로
푸른 잎 상그러운
토란ㅡ 너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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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며칠 앞입니다. 콘크리트 거리인 서울임에도 공기방울조차 추석 추석이라고 수런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