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를 만들고 싶어?(4)

만화가 "표 나 "씨

by 새벽종 종Mu

#.

아들은 365일 중 5일은 또라이가 된다.

내 눈에만.

그럴 땐 아주 원천적인 질문을 한다.

엄마는 나한테 관심이 없지?

맞지?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내가 반문하기도 전에, 바로 한 마디 더.

됐어. 바로 대답이 없는 게 답이야.

그래, 내가 졌다. ㅡ 엄마인 나는 한 마디 제대로 대적도 못하고 KO패.

왜냐하면 너는 또라이니까.


#.

2009년 어느 날의 낙서이다.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려뒀는지.

#.

상황표현이 너무 잘 되어 있어요.

인스타그램 같은 데 이런 걸 올려도 좋을 텐데.


아들의 간단한 호평.


전날 밤 분명 또라이였던 아들,

제 엄마한테 칭찬이 인색한 편인 아들,

두 번째인가? 언젠가 한 번,

내 미술적 재능은 엄마한테서 물려받은 걸 거야.ㅡ라고 인정하였던 일까지 합치면.

(*주석1,참조)


#.

만화작가라면 어떤 이름이 좋을까?

3일째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리고, "표 나"C를 생각해냈다.

"표"란 성씨는 내 성이 어느 나라에서 표와 비슷하게 발음되니 그 음을 갖다 쓴 거고,

"나"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성과 이름을 합했을 때의 코믹하고 자기 과시적인 그게 신선해서.


'표나'?

응, '표나'.

(*그렇게 맨날 부끄럽다고 숨으면 어떡해. 그러지 말고 호호 웃으며 표 좀 내고 살아. 이런 고무적인 코믹함 말이다.)


#.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는 바람이 있다면,

하필이면 생활이 잔뜩 꼬인 시기에 막내까지 낳은 일로 내내 부끄러웠던 내 엄마의 어떤 심리, 덕분에 어둠 속에 밀쳐져 있었던 말수 적은 단발머리 여자 아이, 나는 그 아이를 찾아가 위로하고 싶다. 한 아름의 종이와 12색 색연필세트을 갖다주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이야, 그림 그리기 좋아하니?

그림을 좋아하면, 내가 이름 하나 선물해줄게.


아이는 기뻐할 것이다.


#.사족蛇足

*(주석1)"고2때 학급의 미화부장인 아들이 뒷칠판에 그린 작품"사진을 어디선가 찾아내 전해주었을 때, 아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