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를 만들고 싶어?(5)

다시 만화가 "표나"C

by 새벽종 종Mu

#.

어제는 모처럼 비가 솔솔 뿌리고

그래서 조금 쾌적했다.


원래는 글 작업을 해야 했는데

기온이 내려가 준 게 기뻐서

뒹굴뒹굴.


이놈의 게으름이란!


#.

9개의 상자 중 8개째 상자.

우체국 배달원 K 씨가 계단참에 떨구고 간 8.7Kg 책상자.

땡볕에 배달해준 성의 같은 것 알고도 남지만,

귀가시간이 늦어서, 덥고 땀이 나서, 책 쌓을 공간이 마땅찮아서...

미룬 김에 미루다 보니 일요일.

휴우.


일요일임에도 미룬 이유는 아마, 이왕 뒹굴거리는 거 일거리를 만들지 말자 ㅡ였겠지.


#.

새벽녘에 선풍기를 10분이나 틀었을까?

이내 끄고 싶어졌다.

이게 뭐지? 큰 선물인데!.

하늘이 하루 더 시원하라고 다시 비를 솔솔 뿌리고 있다.

아이, 좋아라.

게으름 피웠더니,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나?

묵음으로 쾌재를 부르는데, 문득 계단참의 상자가 맘에 걸린다.

그냥 둘까, 비도 오는데....(급할 거 없잖아.)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한다.

오늘은 월요일.

어쩌면 마지막 9번째 상자가 배달되어 올 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약 소포상자가 며칠째 방치된 채라는 걸 아는 순간, 그 K 씨가 화를 내지 않을까.

(*문자로 휴대폰 번호만 알고 있는 K 씨, 지난 주 '가마솥 더위'에 한 상자씩 이미 세 차례나 10Kg도 넘는 것을 3층 계단까지 날라다 준 K 씨.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모르는 이에게 경멸 받아도 면목이 없어 고개를 들지 못할 것 같다. 더는 미룰 수 없어.

상자를 집안에 들이고 포장을 뜯었다.


#.

그러다 발견한 만화가 '표나' C.

만화가 표나 C는 그러니까, 나름 진지하다가 금세 풀어지는 그런 사람.

그러고 보니 어쩜 나랑 똑 닮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