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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me Dec 20. 2020

광고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 : 인플루언서 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1인 미디어 플랫폼이 MZ세대의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광고 시장의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광고는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의 대상이었다. 과거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 송출되는 CF(Commercial Film)를 피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채널을 돌리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또한, 유튜브 콘텐츠를 보기에 앞서 나오는 광고를 건너뛰기 위한 필수 시간인 ‘5초’도 기다리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는 유튜브의 송출 광고를 피하려고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는 일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광고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바뀌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광고가 재미가 있거나, 가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충분히 봐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히고 있다. 광고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단발성 광고보다 1인 미디어에서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광고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1인 미디어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내의 주요 소비층인 ‘1534’ 세대는 더 이상 TV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TV 프로그램도 모바일의 OTT(Over The Top)를 창구로 소비한다. 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보다 더 재밌고,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가 1인 미디어 플랫폼에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층이 이들이다. 이에 따라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는 과거 연예인이 누리던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



디지털 미디어렙사 나스미디어의 발표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경험한 바 있다고 전했다. 남성은 84.9%였으며, 여성은 81.7%로 나타났고, 10대(96.9%), 20대(93.9%), 30대(83.8%) 모두 평균을 상회했다. 또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포함됐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를 광고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는 비율은 전체에 17.3%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 마케팅 시니어 집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투자 대비 평균 6.5배의 추가 매출액을 창출한다는 결과도 있다.


젊은 소비층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부정적인 인식이 덜한 이유는 몰입과 재미에 있다. 과거 연예인은 동경의 인물로서 인식이 됐지만, 1인 미디어에 노출되는 인플루언서는 MZ세대에 있어서 소통의 대상이다. 모바일에서 언제든 실시간 채팅과 댓글을 통해 인플루언서와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의 스트리밍과 기획·제작한 콘텐츠에 더욱 쉽게 몰입이 가능하다. 더 이상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또한, 재미의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는 재미를 최우선의 목표로 기획한다. 젊은 소비자의 흥미를 끌 수 없다면 트래픽(조회 수)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가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를 비롯한 1인 미디어의 생태계다. 이 같은 상황이 인플루언서가 ‘숙제’라는 ‘밈(인터넷 놀이문화)’으로 제작하는 광고가 일반적인 TV CF와 다른 이유다. 솔직하게 광고라고 밝히고 재미가 있다면, MZ세대는 이를 콘텐츠로서 인식하고 소비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은 게임업계다. 이는 국내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아프리카TV의 콘텐츠 송출이 게임 방송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특징에서 기인한다. 한편, 미디어렙사 나스미디어는 게임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MZ세대 중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반~2000년 초반 출생)는 유명 연예인에 비해 인플루언서의 친밀도가 7배가량 높게 느낀다고 말했으며, Z세대(1990년 중반~2000년 초반 출생)는 게임 및 인플루언서 콘텐츠 이용률이 85% 이상이 넘는다고 전했다.


게임업계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하여 새로운 게임을 론칭할 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해당 게임이나 게임을 제작한 회사와 특별한 스토리텔링이 없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뜬금없이 이 게임 광고를 왜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유튜브 <TV마구> 갈무리


유튜브와 트위치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인 이말년 작가(침착맨)와 넷마블의 마케팅 협업은 앞선 질문에 해답을 던지는 사례이다. 작년 넷마블은 자사의 대표 스포츠 게임인 ‘마구마구 리마스터’를 홍보하는 유튜브 광고를 이말년 작가와 함께 제작했다. 이말년 작가는 네티즌에게 마구마구를 플레이하는 유저로서 유명한 인사였다. 그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지금은 멸종한 도도새가 운영을 해도 이것보다는 잘하겠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넷마블은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여 ‘도도새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말년 작가의 결혼식에 ‘도도새 일동’으로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일련의 이말년 작가와 넷마블의 서사는 광고를 소비하는 젊은 층에게 몰입과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과거 매거진 매체에 근무했을 당시, 소셜미디어 영상 광고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자동차가 노출돼야 하는 광고였다. 초기 콘셉트 회의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유명 해설위원과 아나운서가 직접 운전하여 프로야구 선수들의 출근길을 책임지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획이었다. 광고 영상에 자연스럽게 자동차를 노출시킨다는 목표였다. 대본을 만들고, 방대한 촬영 영상의 컷 편집을 맡았다. 총 스무 편으로 제작된 영상물은 다행스럽게도 조회 수가 예상한 수치보다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의문은 남았다. 과연 이 마케팅 영상물의 광고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핵심은 인플루언서와 광고주의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뒷광고(리뷰를 가장한 협찬 표기를 하지 않은 광고) 사태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MZ세대가 우선하는 가치 중 하나는 솔직함이다. 우리는 광고도 콘텐츠로 인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재미와 몰입솔직함까지 더한 인플루언서 마케팅만이 향후 MZ세대에외면받지 않는 광고로서 살아남게 될 것이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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