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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me Sep 27. 2020

프로야구단의 팬북은 어떻게 만들까?(1)

#초기 기획 단계

<편집자 주> 온라인 매체 취재기자를 거쳐, 잡지사의 콘텐츠 에디터 직무를 맡았습니다. 에디터로서 다양한 양식의 콘텐츠를 다뤘습니다. '프로야구단의 팬북은 어떻게 만들까?'는 프로야구단의 팬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정리하고자 합니다.


지난 2018년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에서 팬북의 제작 의뢰가 왔다. 당시 나는 야구팬이라면 알만한 야구 전문 매거진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본 프로젝트에서 총괄 기획 부문을 맡았다. 두산 베어스의 관계자와 미팅을 하며 대략적인 기획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구단의 새로운 시즌 슬로건은 ‘Winning Team, Doosan 2018'이었다. 이에 맞는 세부 기획과 디자인이 필요했다.

   

팬북은 프로야구단이 지난 시즌의 내용을 추리고, 새로운 해의 각오를 담는 출판물이다. 팬북의 타깃은 철저하게 구단의 팬이다. 팬북이 발행되면 연간권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며, 구단이 주관하는 이벤트에 증정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후 팬북을 찾는 팬들이 살 수 있는 창구인 오픈 마켓에 유통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팬북을 구매한다. 이들은 팬북에 좋아하는 선수의 사인을 받기도 하고, 시즌 별로 유통되는 발행물을 수집하며 품평하기도 한다. 구단에서 판매하는 굿즈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 팬북은 이들의 니즈를 채워주는 도구가 된다.


초기 기획 과정에서 고려할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표지 디자인이고, 둘째는 구성 기획이다. 무엇보다 표지가 중요하다. 표지의 콘셉트에 따라 내지의 디자인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나는 디자이너와 회의하여, 흰색 바탕으로 표지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의 상징색이기도 하고, 과거의 팬북과 통일성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후 디자이너는 팬북에 빠지지 않는 기본적인 콘텐츠의 디자인 시안을 기획한다. 대표적으로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수단의 소개 페이지이다. 팬북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심심하면 지루하게 느껴진다.


끝내 선택받지 못한 표지 시안


한편, 팬북의 구성 기획은 철저하게 기획자의 몫이다. 구성 기획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페이지 분량과 콘텐츠 기획이다. 가령 내지 총페이지의 분량은 어떻게 할지를 시작으로,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여 게재할 것인지가 병행된다. 필자가 담당한 두산 베어스 팬북의 총페이지는 152쪽이었다. 총 페이지가 152쪽으로 결정된 데는 경제적인 측면이 고려가 됐다. 인디자인까지 마친 파일을 인쇄사에 넘기는 과정에서 비용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페이지 분량이다. 이와 함께 용지의 종류, 컬러, 특수 효과가 함께 고려된다.


이후 팬북 콘텐츠 제작에 함께하는 타 에디터와 협업하여 팬북에 담을 세부 내용을 기획한다. 또한, 두산 베어스 관계자에게 구단 쪽에서 제작을 담당하는 콘텐츠를 넘겨받았다. 이 같은 프로세스가 끝맺음이 돼야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팬북의 페이지 구성을 작성할 수 있다. 아래의 이미지는 예시이다.


페이지 구성 작성안 예시


페이지 구성이 끝나면, 초기 기획 단계가 마무리된다. 이후 누가 어떤 콘텐츠를 맡아서 제작할지 정해야 하며, 인터뷰가 필요한 부분에는 관련 일정을 확정 짓는다. 디지털 플랫폼에 게재되는 콘텐츠가 아닌 만큼, 각각의 콘텐츠마다 분량을 신경 써야 한다. 만약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는 에디터가 예상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넘기게 되면, 위에 정리한 페이지 구성이 어긋나게 된다. 다른 콘텐츠에 할당된 페이지를 줄여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작성이 완료된 페이지 구성을 수정해야 한다. 이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일이다.

 


다음 회에서는 콘텐츠 기획 회의의 풍경과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 과정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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