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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me Oct 03. 2020

프로야구단의 팬북은 어떻게 만들까?(2)

#제작 이야기

<편집자 주> 온라인 매체 취재기자를 거쳐, 잡지사의 콘텐츠 에디터 직무를 맡았습니다. 에디터로서 다양한 양식의 콘텐츠를 다뤘습니다. '프로야구단의 팬북은 어떻게 만들까?'는 프로야구단의 팬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정리하고자 합니다.     


프로야구단의 팬북에는 정규적으로 게재돼야 하는 콘텐츠가 많다. 구단 연혁, 작년 리뷰, 새로운 캐치프래이즈, 새 시즌의 경기 일정, 전지훈련 스케치,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프로필이 대표적이다. 이중 전체 팬북의 많은 분량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프로필에 할애된다. 소개 콘텐츠가 타 구단의 팬북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팁은 페이지 디자인에 있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프로필


이와 함께 총괄 기획자로서 추가적인 장치를 고안했다. 디자이너의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 프로필 중간에 주요 인터뷰 기사를 넣는 방식이었다. 이는 두 가지 효과가 있는데, 앞서 언급한 디자이너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디자이너는 역량을 최대한 쏟겠지만, 기획자로서 개인의 힘에 의존하면 안 된다. 둘째는 독자를 위한 방편이었다. 팬북의 주요 소비자는 해당 구단의 팬이다. 많은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주요 인터뷰 기사를 중간에 넣으면 프로필 콘텐츠의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다.

 

팬북 제작 에디터 회의에서는 어떤 코칭스태프의 인터뷰를 게재할지 치열하게 다툰다. 화제성이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추후 일정을 확정 지을 때 취소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후순위의 인물도 생각해둬야 한다. 당시 제작 회의에서 입에 오르내린 인물은 김태형 감독, 조인성 코치, 정재훈 코치, 김태균 코치, 조성환 코치였다. 2018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는 코치진에 새로이 합류한 인물이 많았다. 이들의 각오를 담아내면 프로필 콘텐츠를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새로 합류한 코치진 인터뷰


에디터 회의 풍경을 엿보면,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이중 실제 기획으로 선택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내가 몸담았던 잡지사에는 과거부터 야구를 즐기던 에디터가 대다수였다. 이중에는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던 편집자도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팬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에디터의 전문성과 팬의 마음이 중첩된다. 조직에서 발간하는 잡지에서는 문제가 되겠지만, 팬북은 다르다. 팬북의 독자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소비자의 요구를 조금이나마 더 팬북에 담아낼 수 있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필자는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던 에디터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지난 시즌 리뷰 콘텐츠


한편,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프로필뿐 아니라 구단의 작년 리뷰 콘텐츠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구단과 회의를 진행했다. 해당 관계자도 지난 시즌 리뷰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회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사진으로 보는 베어스’라는 콘셉트가 확정되었다. 당시 구단은 운영하는 블로그에 공식 포토그래퍼의 작품을 업로드하고 있었다. 포토그래퍼는 관계자보다도 현장감 높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포토그래퍼의 눈으로 리뷰를 풀어낸다면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콘셉트로 시작된 리뷰는 ‘2017시즌의 그날들…’로 완성됐다. 공식 포토그래퍼인 정준호 작가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지난해를 되돌아보는 콘텐츠였다. 선수단의 뒷이야기까지 포함돼 기사 형식의 리뷰와는 차별화가 됐다. 구단에서 사진과 원고를 받았고, 필자는 에디터로서 편집에 집중했다.

 

소셜미디어 관계자 인터뷰


두산 베어스 팬북을 기획하며, 게재된 콘텐츠 중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은 부분이 있다. 지금은 많은 구단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는 유튜브 채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많은 팬이 구단의 유튜브 채널인 ‘베어스포티비’를 즐기고 있었다. 팬북에 ‘베어스포티비’의 핵심 관계자인 차민호 프로듀서와 한가현 리포터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 이를 단순히 기사 형식으로 제작하는 것을 지양했다. 인터뷰어로 서현숙 치어리더를 섭외했다. 세 명의 구단 관계자가 팬이 궁금해하는 뒷이야기를 풀어내어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지면의 한계로 인하여 두 페이지밖에 할애하지 못했다. 본 콘텐츠를 게재한 뒤, 차후 페이지에 ‘베어스포티비’의 서머리를 배치하여 연속성을 부여했다.     



다음 회에서는 인상 깊었던 인터뷰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의 고민에 집중한 내용이 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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