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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아 Sep 21. 2018

결국 모든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앱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UA (User Acquisition) 또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는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담당했는데 그 때는 마케팅 팀 내부에 그냥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 커뮤니티 매니저, 디자이너 이런 담당자들만 존재했다.


그런데 모바일 앱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UA 담당자라는 말이 나오고, 퍼포먼스 마케팅팀과 브랜드 마케팅팀으로 나눠서 마케팅을 운영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몇 년전 누가 나한테 "그런데 UA가 머야"라고 물었을 때 확실한 개념 정리가 없었던 나는 "신규유저 데리고 오는 마케팅을 하는거요"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영문 그대로의 번역이랄까?


그래서 UA = 퍼포먼스 마케팅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브랜드 마케팅이 TV 광고, 오프라인 광고, 디지털 광고의 경우 노출 또는 클릭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나 메세지를 타깃층에게 알리는 일이라면 UA 또는 퍼포먼스 마케팅은 다운로드, 가입과 같은 보다 직접적인 성과형 광고 혹은 지표를 기준으로 사용자(유저)를 앱에 유입시키고 유지하는 일이다.


협의의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UA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러니까,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의 하위 개념 쯤에 속하고, 브랜드 마케팅은 성과를 측정할 수 없다 또는 어렵다는 의미에서 퍼포먼스 마케팅과 구분되는 것이였다. 하지만 최근 배민 브랜딩 8년의 회고라는 글을 보면서 아하(Aha) 순간이 있었다.


배민 김봉진 대표님이 쓴 회고록 내용 가운데 재무적 성과와 브랜딩의 평가 시차를 인정하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한 예로 배민이 만든 한나체라는 폰트는 6년 전 1천만원 정도로 만들었지만, 지금 이 폰트의 가치는 수십억원 이상이라 한다. 그렇다면 브랜딩 비용을 이 폰트가 만들어진 2012년 하반기 실적과 연동해야 할까?  2018년 상반기 실적과 연동해 ROI를 계산해야 할까? 휼륭한 마케터, 경영자라면 이 시차를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피처폰 게임의 (브랜드) 마케터로 일할 때 그 때는 성과 보고가 모두 통(?)으로 이뤄졌다. 트래킹이나 성과 측정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이기도 하다.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어 마케팅을 하고 매출이 일어나면 마케팅의 성과는 해당 분기에 벌어들인 해당 타이틀의 전체 매출 대비 혹은 마케팅이 기여한 것으로 추측되는 매출을 기준으로 ROI가 보고됬다.


여기서 마케팅이 기여한 것으로 추측되는 매출이란 광고 매체들의 클릭 이후 전환율을 평균치로 예상해 이 만큼 매출에 기여했을 것이라 계산하는 것으로,  케이블 광고, 온라인 배너, SMS 모두 마찬가지다. 클릭율과 함께 그 뒤의 전환율을 가정해 ROI를 보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브랜드 마케팅이란 잘했든 못했든 성과를 알기 어려운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 지 모르겠다.


배민의 회고 내용은 나에게 브랜드 마케팅 역시 단기 혹은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계획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고, 위의 문장을 이렇게 구체화할 수 있다면 더 완벽하지 않을까? 폰트체를 다운로드 받고 신규유저로 가입한 사람은 몇 명이고, 폰트체를 이용하는 유저와 그렇지 않는 유저 간에 리텐션이나 매출 차이는 없는지, 또한 폰트체로 인해 배민의 인지도가 경쟁사 대비 얼마나 올라갔는 지 전통적인 인지도 조사 등 왜 폰트체의 가치가 수십억원인지 직간접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이 칼로 무 자르듯 명확하게 자를 수 없는 관계가 되고 있다는 것 또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 대규모 브랜딩 광고가 오가닉 다운로드 증가나 광고 전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료 광고의 키워드나 메세지 테스트에서 얻는 인사이트를 블로그나 콘텐츠 마케팅에 활용한다.


트위치에서 인기게임 리스트 진입을 목표로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마케팅을 집행하지만 2차적으로는 커뮤니티 활성화나 신규유저 증가분 등을 측정할 수 밖에 없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얻는 영상이나 사진을 (사전동의 하에) 편집해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구글 UAC 소재로 활용함으로써 전환율을 높이는 방식 등이다. 


사용자는 한 가지 마케팅 채널이나 단말로 브랜드를 접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채널과 단말을 통해 브랜드를 접하는 유저에게 친밀감을 형성하고 유저가 원할 때 혹은 원할 것 같을 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은 따로 또 같이 기획되고 측정되어야 한다. 어떤 기간, 어떤 목표와 지표를 가지고 있는 지만 다를 뿐이지, 결국 모든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인 셈이다.





#참고자료

1. Channel synergy: How paid marketing boosts organic, and how organic marketing feeds paid

2. 2018 Mid-Year Performance Marketing Trends

3. 배달의 민족 브랜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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