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부고 소식

마음 가는 대로 살지 않기

by heavenlyPD

교회 공동체 단톡방에 부고 메시지가 떴다.

처음엔 누군가의 부모님이 돌아가셨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카톡을 열어본 순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함께 리더십으로 섬기며

사역을 감당했던 한 자매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그 자매가 보이지 않았던 게 떠올랐다.


예술적 재능이 많았고,

리더십도 뛰어난 자매였다.


무엇보다, 북한 선교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 사역을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주님은 왜 지금,

이때에 자매를 부르셨을까...




전해 듣기로는

갑작스럽게 복부가 불러 병원을 찾았고,

20대에 발병했던 암이 재발하여

다른 장기로 빠르게 전이된 상태였다고 했다.

수술도 불가능할 만큼...


내 마음을 더 서늘하게 했던 건,

그 자매가 나와 같은

난소암 환자였다는 사실이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 고통을 조금은 알기에

마음이 더 무너졌다.


장례식장을 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착해서도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자매의 영정 앞에 섰다.


그리고...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는

하지 않아도 될 생각이 불쑥 밀려왔다.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도 아닌,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아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나를 덮기 시작했다.


내가 같은 병으로 수술받은 걸

아는 지체들의 걱정 어린 말과 눈빛도 버거웠다.




잠시 사람들을 피해

장례식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자매의 아버님이 눈에 들어왔다.


그 분의 얼굴엔,

놀랍도록 평온함이 가득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천국 소망을 가진 자만의 특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럼에도, 나중에 전해 들은 이야기,

아버님께서 딸의 휴대폰 번호를

차마 해지하지 못하고 간직하고 계신다는 이야기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육신의 헤어짐이 주는 슬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고통이

얼마나 크셨을까...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들었던

대사가 문득 떠올랐다.


“부모를 잃은 아이는 고아,

남편을 잃은 아내는 과부,

아내를 잃은 남편은 홀아비라고 부르는데,

자식을 잃은 부모를 부르는 말은 없대요.

너무 아파서, 그 고통엔 이름이 없대요.”


그 자매의 아버님도

그 ‘이름 없는 자리’에서

울리지 않을 휴대폰을

오늘도 바라보고 계시겠지.




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웠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주님은 다시 그 일을 마주하게 하셨고

그제야 나는 자매를 축복하며 기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살게 하셨음을,

새로운 날을 허락하심을,

그리고 매일 새롭게 하시는 은혜를

감사할 수 있었다.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그 감사를 잊지 않고,

주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참 성도의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도,

그 소망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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