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 어떡해요...

암, 어쩌다 내게도 오는 일

by heavenlyPD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인해

수술을 피할 수 없었고,

내 몸에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남았다.


수술 이후, 가장 먼저 찾아온 건

현저히 낮아진 면역력이었다.

발 하나 떼는 것도 버거웠으니까.


하루는 루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이모 같이 놀자. 이리와" 하는 그 아이의 말에

의자에서 일어나 달려가려 했는데...

웬일!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의 충격이,

그날 느꼈던 생경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로도, 어지럼증이 몇 달간 이어졌고,

생전 처음 겪는 각종 염증 반응이 계속됐다.


강력한 항생제로 위벽이 손상되면서

소화도 잘 되지 않아

거의 매일이 체기의 연속이었다.


몸이 보내는 낯선 신호들 앞에서

힘들다기 보단,

그 낯섦이 당황스러웠다.


그 모든 변화 가운데

무엇보다 큰 충격은,

너무 이른 폐경이었다.


그 변화는 단지 생리적인 변화가 아니었다.

여성으로서의 시간과 몸 전체를

완전히 바꿔버린 변화였다.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나의 몸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무너뜨렸다.


어느 순간,

거울을 멀리하게 되었고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피하게 됐다.


수술 전과 후,

많이 달라진 내 모습이

'안타깝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 안에 '사랑'이 있음을 알기에

굳이 묵상하거나 곱씹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프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항암 안 했다며. 그럼 괜찮은 거야.

하나님한테 감사해야지"


나도 안다.

그 누구보다 잘 안다.


항암을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


하지만 그 말이

왜 이렇게 아프게 들리는 걸까...


그런 말을 듣는 날이면,

집에 와서 한참을 울기도 했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기 보다,

그저 다시 아프고 싶지 않아서...

무던히 애쓰는 중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럼에도 회복이 더디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마음을 지키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며

가라앉는 날들의 연속이다.


과연....

회복은 될까.


내 머릿속을 헤집는 부정적인 생각들.

그것들을 몰아낼 힘이 내게는 없다.


주님께 부르짖어본다.

“주님, 저 어떡해요…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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