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이 덜 된 갑의 민낯
❉'갑질일기'는 철저히 '을'의 관점에서 쓴 기록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고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분노를 배출하는 통로 역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으로 살아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댄스 챌린지 촬영 현장을 다녀왔다.
아이돌 댄스라서
학생들, 2030 세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
용기 내어 무대에 오른
60대, 70대 분들이 계셨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춤을 추시는 모습에
카메라 감독님도 열심히 따라가며 찍으셨다.
그런데 촬영 중인 카메라 감독님에게
클라이언트가 다가가더니 한 마디 던졌다.
"감독님, 비주얼 좀 생각하고 찍으시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주님... 지금 저 인간이 뭐라고 한 건가요?'
저건 피드백이 아니라,
어르신에 대한 인격 모독이고,
동시에 카메라 감독님에 대한 무례함이다.
더 황당한 건
그 클라이언트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는 거다.
태연하게 커피를 홀짝 홀짝,
미친 건가?...싶었다.
그 상황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첫째,
인격이 덜 된 갑과 일하는 건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
상처를 주고도 그게 상처인 줄 모르고,
모욕을 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까.
진정한 성숙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고, 사과할 수 있는 태도이다.
그런데 이 '갑'은 문제 의식 자체가 없었다.
미성숙한 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가정 교육의 문제일까? 사회구조 탓인가?...
아니면 인간 자체의 오류일지도...?!
아니다, 궁금하지도 않다.
둘째,
우리는 지금 늙음을
기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그 어르신들을 열심히 찍은 건
의무감이 아니라, 진짜 멋있어서였다.
그런데 누군가에겐 그게
'비주얼 방해'였던 거다.
주님, 나이 든 모습이 언제부터
비주얼적으로 안 좋은 거였나요?
그날 무대에 오른
어르신을 떠올려 보았다.
음악이 나오자 박자도 잘 맞추시고,
웃음도 환하게 지으시고,
젊은 애들보다 더 당당하셨다.
주름이 많다고? 그래서?
허리가 굽었다고? 그런데?
움직임이 좀 느리다고? 뭐 어쩌라고?
그분의 용기와 당당함 앞에서
그런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쓰라려 왔다.
나도 그 관점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좋은 음식 챙겨 먹는 건 좋다.
그러나 건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거라면?
그건 결국 또 다른 우상을 섬기는 게 아닐까?
젊음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랑할 것도 아니다.
'노화'도 마찬가지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정하신 자연스러운 질서다.
그러니 부끄러운 것도,
감춰야 할 것도 아니다.
그날 이후로 촬영할 때마다 생각한다.
나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 있어야 할까?
젊고 예쁜 사람들만 환영하는 세상?
아니면 이 세상 모두를
보배롭고 존귀하다고 하신 하나님?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그 답을 따라 사는 게 쉽지 않을 뿐이다.
P.S 어르신이 춤추시는 장면을 *편집구성안에 당당히 넣었다.
(*편집구성안 :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편집할지 정리한 계획서)
그 클라이언트가 수정 요청을 할지라도.
난 내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