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일기 #3. 비주얼 좀 생각하고 찍으세요!

인격이 덜 된 갑의 민낯

by heavenlyPD

❉'갑질일기'는 철저히 '을'의 관점에서 쓴 기록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고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분노를 배출하는 통로 역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으로 살아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댄스 챌린지 촬영 현장을 다녀왔다.


아이돌 댄스라서

학생들, 2030 세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

용기 내어 무대에 오른

60대, 70대 분들이 계셨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춤을 추시는 모습에

카메라 감독님도 열심히 따라가며 찍으셨다.


그런데 촬영 중인 카메라 감독님에게

클라이언트가 다가가더니 한 마디 던졌다.


"감독님, 비주얼 좀 생각하고 찍으시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주님... 지금 저 인간이 뭐라고 한 건가요?'


저건 피드백이 아니라,

어르신에 대한 인격 모독이고,

동시에 카메라 감독님에 대한 무례함이다.


더 황당한 건

그 클라이언트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는 거다.


태연하게 커피를 홀짝 홀짝,

미친 건가?...싶었다.




그 상황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첫째,

인격이 덜 된 갑과 일하는 건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


상처를 주고도 그게 상처인 줄 모르고,

모욕을 하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까.

진정한 성숙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고, 사과할 수 있는 태도이다.


그런데 이 '갑'은 문제 의식 자체가 없었다.


미성숙한 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가정 교육의 문제일까? 사회구조 탓인가?...

아니면 인간 자체의 오류일지도...?!

아니다, 궁금하지도 않다.





둘째,

우리는 지금 늙음을

기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그 어르신들을 열심히 찍은 건

의무감이 아니라, 진짜 멋있어서였다.


그런데 누군가에겐 그게

'비주얼 방해'였던 거다.


주님, 나이 든 모습이 언제부터

비주얼적으로 안 좋은 거였나요?


그날 무대에 오른

어르신을 떠올려 보았다.


음악이 나오자 박자도 잘 맞추시고,

웃음도 환하게 지으시고,

젊은 애들보다 더 당당하셨다.


주름이 많다고? 그래서?

허리가 굽었다고? 그런데?

움직임이 좀 느리다고? 뭐 어쩌라고?


그분의 용기와 당당함 앞에서

그런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쓰라려 왔다.


나도 그 관점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좋은 음식 챙겨 먹는 건 좋다.


그러나 건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거라면?


그건 결국 또 다른 우상을 섬기는 게 아닐까?


젊음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랑할 것도 아니다.


'노화'도 마찬가지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정하신 자연스러운 질서다.


그러니 부끄러운 것도,

감춰야 할 것도 아니다.


그날 이후로 촬영할 때마다 생각한다.

나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 있어야 할까?


젊고 예쁜 사람들만 환영하는 세상?

아니면 이 세상 모두를

보배롭고 존귀하다고 하신 하나님?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그 답을 따라 사는 게 쉽지 않을 뿐이다.




P.S 어르신이 춤추시는 장면을 *편집구성안에 당당히 넣었다.

(*편집구성안 :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편집할지 정리한 계획서)


그 클라이언트가 수정 요청을 할지라도.

난 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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