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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규 Mar 22. 2024

꽃시장에서 좋은 꽃 구매하기

”이 꽃은 언제 들어왔나요? “

 근래까지 말하기도, 듣기도, 꺼내기도 힘든 말이 여럿 존재해요. 물론 요즘 들어서 쉽게 꺼낼 수 있는 문장으로 변했다고 말하기도 좀 그런 것이 있답니다. 꽃시장에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 즈음 경험해 본 대화 예시를 하나 들어 볼게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 혹시 프리지아 언제 들어온 건가요?”


1초간의 짧은 정적 이후..

“네 ~ 꽃 아주 좋아요~”


“음..네 ???...(언제 들어왔냐니깐...)“


“꽃 신선하고 좋다고요 ^_^(더 이상 묻지 말아줘요...불편하네요)”


  꽃시장에서 자주 주고받는 대화 가운데 자리 잡은 순간의 정적을 드러내고 싶어서 대화를 좀 과장했어요. 이는 드러내기 불편한 사실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정적은 마치 비치되어 있는 생화가 재고꽃이라고 말하는 듯하거든요. 물론 사장이 생화의 입고일을 까먹어서 언제 들어왔는지를 생각해 내려고 만들어 낸 순간의 정적일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고 보는 것이 편해요. 사실 아직까지도 꽃시장은 그렇게 친절하고 투명한 공간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화가 입고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 재고꽃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왜냐하면 하루이틀이 지난 꽃을 오래된 꽃이라고 칭하기에는 꽤나 완벽한 컨디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판별 기준을 최소한 3~4일 정도가 지났으며 꽃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꽃을 재고꽃이라 칭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고 싶네요. 사실 “이쁘게 잘 피어 있는 상태의 꽃”을 언급할 때 재고꽃이라는 표현을 쓰면 꽃의 입장에서 서운함이 밀려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여하튼 생화를 취급하는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생각한 것이니 소비자의 관점에서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시면 안 돼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꽃시장은 퇴보되어 있다고 말하는데 저 또한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화훼업계에 한정하여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중 하나가 위에서 언급한 ”꽃시장 속 그릇된 문화“입니다. 꽃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면서 자주 언급했던 것이지만, 해외 꽃시장과 같이 한국 꽃시장에는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독특함이 딱히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다는 거지요. 꼭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고 선진 꽃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변화해야 된다고 봅니다. 언젠간 한국의 꽃시장도 유럽의 꽃시장처럼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본 게시물의 주제인 “꽃시장에서 좋은 꽃 고르는 법”을 올려 드리고 그 뒤에 추가적인 디테일을 덧붙일게요. 꽃과 관련된 만화를 더 보고 싶으시면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들어가 다양한 콘텐츠들을 즐기시면 됩니다.


@bluebirdtoon (인스타그램)

 고터꽃시장의 경우, 꽃이 들어오는 패턴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사실 이런 단순한 정보도 잘 파악하지 못한 화훼업계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어요. 이는 꽃시장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폐쇄성을 가졌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러한 패턴이 널리 알려지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유리할지를 생각하면 간단하게 그 원인이 해석될 겁니다.


꽃을 구매하는 대부분의 일반인과 사업자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정보열위에 서 있었을 거예요. 반대로 이 정보를 알고 있는 소수는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던 거고요. 소수만이 아는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사업성을 가질 수 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렇겠죠. 하지만 화훼업계의 미래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정보를 계속 가둬둘 수는 없을 거예요. 만약 이러한 구조가 유지된다면 절대로 선진적인 꽃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 지속적으로 이러한 정보를 재가공하여 널리 알리고 싶었던 거예요.


근데 문제는 이러한 정보가 널리 퍼질수록 일반인이 화훼도매시장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관심이 생기면 당연히 꽃시장에 방문을 하게 될 거고, 도매가를 일반인들이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사실 출입 가능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은 전국의 꽃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면 문제로 이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고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계속 이슈들이 발생하는 겁니다. 현존하는 여러 미봉책들은 현상을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적합하지 않아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쉽사리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대로 유지하고 방관하는 것은 한국 꽃시장의 선진화를 막고 있는 데에 동참하는 거나 다름없겠죠. 한 개인에 불과한 제가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글로써, 만화로써, 콘텐츠로써, 작은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뿐입니다.


 꽃시장 휴가나 주말은 꽃을 저장하기 좋은 타임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휴일을 앞두고 소화되지 못한 생화들을 모두 버릴 수는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저장을 과하게 활용하거나 사실을 숨기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죠. 꽃을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소비자가 좀 더 조심스럽게 구매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돼요. 이에 더해 꽃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면 돼요. 특정 꽃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면서 판단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예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해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특수 시즌은 사실 도매시장보다는 농장과 더 관련이 많아요. 특수 시즌에는 여러 꽃들의 시세가 올라가게 돼요. 그러면 당연히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 시즌에 많은 꽃을 유통하려고 하겠죠. 카네이션 같은 꽃은 절화 수명이 길고 저장도 오랫동안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아요. 그러나 저장에 큰 영향을 받는 꽃이 있어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팁 목록에 추가하여 공유하였던 거예요. “사람은 언제나 양심적이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러한 생각을 벗어날 수 있는 영역이 과연 있을지 궁금하군요.


 이 항목을 정리한 이유는 간단해요. 특정 브랜드에서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할 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에요. 주관적인 경험을 빗대어 만들어진 정보는 신뢰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인이 바라보고 만든 정보 콘텐츠는 더더욱 그럴 거예요. 의외인 것은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는 사실 내부 고발에서 만들어지더라고요.

 어떤 부분에 가치를 두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입니다. 시장 가격은 매우 솔직하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꽃은 항상 비싼 느낌이 있어요. 또한 내가 이쁘다고 생각하는 꽃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빼앗아 버리고요. 한 번 더 둘러보고 다시 오면 꼭 내가 마음속으로 품었던 꽃은 어디론가 떠나 버리곤 하지요.

 

 농장에서는 자신의 꽃을 경매장에 보내거나 꽃시장에 디렉트로 유통시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경매장을 통해 유통되는 꽃은 저마다 다른 등급을 가지게 돼요. 이처럼 등급을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꽃시장으로 직접 유통된 꽃은 자연스레 비슷한 등급(가격)을 갖게 됩니다. 화훼경매장으로 인해 꽃시장 시세가 조정된다고 표현할 수 있을 거예요. 이 경우는 보통 경매에 보낸 꽃과 꽃시장에 보낸 꽃의 컨디션이 비슷할 때만 가능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경매에 부칠 꽃인데 안 좋은 것을 보내지는 않겠죠?


화훼 경매와 관련하여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풀도록 할게요.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거든요.

 많은 일반인은 마감 시간을 노려 꽃을 싸게 사려고 합니다. 굉장히 똑똑한 소비 행태라고 볼 수 있지만, 정보 비대칭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을 그대로 떠안게 될 거예요. 꽃시장은 좋은 꽃을 선별하여 사업자에게 주려고 합니다. 일반인에게 우선적으로 좋은 꽃을 판매하려고 하지 않아요. 만약 현실이 그렇다면 사업자가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너무나도 적어지게 되겠죠. 이는 저희가 사업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여러 행동 중 하나에 포함됩니다.


보통 세일하는 꽃은 재고꽃일 확률이 높아요. 물론 공급이 넘쳐나서 꽃의 시세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답니다. 만약 꽃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소비를 할 수 있을 거예요. 근데 일반인은 특정 꽃이 피어서 유통이 되는지, 안 피어서 유통되는지 모르기에 쉽지 않을 겁니다. 그 외 다양한 요인 또한 통제하는 것이 어려울 테니 더더욱 좋은 소비를 하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특정 꽃시장에 있는 특정 매장은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갑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차피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새로운 사업자들이 계속 진출해서 꽃을 구매할 테니까요. “꽃시장에서 최고의 복수는 구매하지 않는 것”입니다. 별 다른 행동을 덧붙일 필요 없어요.



 첫 시작부터 너무 많은 글을 써서 그런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 느낌이 드네요.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글을 쓰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졌어요 ㅎㅎ 다음 글에서는 내용은 좀 더 줄여 볼게요. 편안하게 만들어지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은근히 오래가는 것 같더라고요? 오래간다는 것은 주체가 지치지 않았기에 또 가능한 것 같기도 해요.


저는 꽃시장 3세대에 속합니다. 아직까지 꽃시장은 2세대가 주류이니 현실은 다를 거예요.


* 2세대 : 90년도 즈음 자리 잡아 지금까지 운영을 하는 세대를 지칭

* 3세대 : 2세대 아래에서 배운 외부인이나 2세대 가족 및 친지로 입성한 사람을 지칭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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