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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규 Apr 05. 2024

네리네라는 꽃을 아시나요?

”오래가는 꽃 추천해 주세요. “

 안녕하세요. 일주일 만에 돌아온 “전지적 플라워 시점”입니다.


 이번에는 50번째 꽃시리즈에 대한 비하인드를 가볍게 풀어보려고 해요. 주인공이 된 꽃의 이름은 “네리네”였습니다. 꽃의 이름에 있어서 여럿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지만, 꽃시장의 관점에서 풀어 나간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예요. 네리네(nerine)라는 꽃은 꽃시장에서 네리네 또는 아마린으로 불리면서 판매가 되고 있어요. 그래서 꽃시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물어보는 단골 질문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선생님 혹시 저기 있는 아마린이랑 여기 있는 네리네랑은 다른 건가요?


한 손님이 똑같아 보이는 꽃인데 이름이 다르게 붙어 있어서 질문합니다.


아니요~ 사실 똑같은 꽃을 지칭한다고 보시면 돼요. 꽃시장에는 나름 특별한 하위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익숙해지셔야 됩니다


물론 이렇게 깔끔하게 얘기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비슷하게 설명을 해줬던 것 같아요.


 두 개의 이름을 가져서 혼동을 유발하는 네리네는 일주일에 한 번 수입으로 들어오는 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보통 손님들에게 수입꽃이라고 설명을 하면 꽃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유추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네리네는 꽃시장에서 꽤나 비싼 꽃에 속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정말 많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사람도 많아요. 아무래도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가 보겠죠? 근데 꽃의 수명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봐요. 저는 이 꽃을 한 달 이상 관상해 본 경험이 있답니다. 물론 특정한 환경 요건을 갖추고 적절한 관리를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요. 어찌 됐든 일반적인 생화의 수명인 7일을 감안하면 네리네를 구매하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가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럼 이제 네리네 에피소드를 만들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숨은 비하인드를 공유해 드릴게요


 네리네 꽃과 얽혀 있는 신화적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은 은근히 많이 있어요. 솔직히 해외 자료를 통해 식물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는 다 들어봤을 겁니다. 만화에서는 네레이드 이야기라고만 해석했는데, 실제로 다양하게 각색이 되어 공유되고 있고 네리네를 더 매력적인 꽃으로 만들어 주고 있답니다.


 네레이드라는 요정이 사용하는 지팡이를 표현할 때 네리네 꽃 모양을 본떠서 해석을 유도했어요. 이는 “네리네의 줄기가 단단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요정이 네리네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잡고 사용하려면 나름 튼튼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이러한 것들은 만화적 표현으로 봐주시길 바랄게요


(실제로 네리네의 줄기는 단단하여 꼿꼿하게 서 있음)

 꽃시장은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 꽃을 표현하고 부르는 데에 자율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프리지아라는 꽃도 통일된 이름이 아닌 후리지아 또는 프리지어 등으로 불리면서 판매가 되고 있기도 하거든요. 네리네 또한 이러한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래서 네리네라고 부르든 아마린이라고 부르든 상관이 없는 겁니다.


 물론 디테일하게 들어간다면 꽃의 품종에 따라 다르게 불러야 할 수도 있지만, 꽃시장이라는 작은 공간을 위한 허용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또한 꽃시장처럼 바쁜 공간에서는 꽃의 정확한 표현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꽃의 매력보다는 꽃의 시세가 좀 더 무게감이 있어 보이네요.

 소제목을 다이아몬드 더스트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주 간단해요. 네리네의 꽃잎에 강렬한 광원을 쏴주면 반짝거리는 특징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자료에서 이러한 현상을 다이아몬드 더스트라고 명확히 설명하는 자료는 아마 없을 겁니다.


 자연 현상에 빗대어 꽃의 특징을 표현했던 이유는 단순해요. 반짝이는 꽃잎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어서 한동안 고안하다가 선정했던 것뿐입니다.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심플한 만화적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다이아몬드 더스트는 단순히 주변 공기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출처 불분명 (전달 받은 자료)

 네리네는 정말 오래가는 꽃이에요. 만화에서 표현한 14일의 절화 수명은 보수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실제로 꽃이 좀 피어있는 네리네(대략 절화 수명이 일주일 이상 지난 네리네)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사업자도 많아요.


 이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화훼업계에서는 표정이 꽤나 잡힌 꽃(어느 정도 핀 꽃)을 배송을 통해서 판매를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아주 크다고 판단해요. 왜냐하면 이러한 꽃은 재고꽃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이에요. 소비자에게 도달했을 때의 재고꽃은 죽기 일보 직전인 상황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배송을 진행하지 않고 불가 처리를 할 거예요.


 그러나 네리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꽃이 좀 피어있는 상태여도 무난하게 온라인 판매 및 배송이 가능한 꽃이거든요. 시장에서의 네리네는 절화 수명 인증을 어느 정도 받은 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만약 누군가 꽃의 수명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네리네를 구매해서 선물로 주세요. 장담하건대 실패는 없을 겁니다.

 아 참, 꽃말에 있어서 많은 질문을 받는데 솔직히 문화마다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이라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힘들어요.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꽃말을 사용하면 좀 아쉽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꽃의 문화적 특성이나 꽃의 특징에 기반한 상징을 꽃말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그래서 네리네의 경우 흥미로운 신화적 배경을 통해 탄생할 수 있는 꽃말(구원 등)을 마지막 페이지에 넣었던 것이랍니다. 이외에도 네리네가 가지고 있는 꽃말은 당연히 많아요. 단순히 나열하여도 우아함, 여성, 연결, 행복, 안전 등 다양해요.


 저는 꽃의 상징을 나타낼 때, 여러분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꽃을 건네는 사람의 마음이 꽃말 그 자체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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