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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규 May 24. 2024

이젠 사라지고 없는 특별한 직업 "꽃 감시자"

고터꽃시장 속 다양한 직업 탐구

 고터꽃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이루어진 작은 사회 체계라고 볼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상인, 지원반, 환경반, 운영회, 사입 삼촌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그런데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에만 존재했던 직업들도 존재해요. 이러한 직업은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모른다고 할 수 있답니다. 이번에는 그중 하나를 간단하게 알려 드리려고 해요. 바로 "꽃 감시자"입니다.


 20~30년 전, 고터꽃시장은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어요. 물론 요즘처럼 다양한 꽃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꽤나 생동감도 있었지만 상당히 폐쇄적인 느낌이 강했었답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꽃시장에 방문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죠. 대부분 소매(사업자) 손님이 가득했던 공간이 과거의 고터꽃시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때는 나름 화훼유통체계가 잘 잡혀 있었지만 꽃의 유통가가 공개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단점도 분명히 존재했어요. 예를 들면, 사업자들이 꽃을 사입하여 일반인들에게 아주 비싼 가격에 판매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수국이 도매가로 2천 원이었을 때 시중에서 1만 원 이상에 판매하는 것을 목격했다고도 합니다. 이는 마진을 너무 과하게 책정한 케이스 중 하나라고 보시면 돼요.

 과거의 고터꽃시장에는 한 가지 특별한 직업이 존재했어요. 꽃 감시자라고 별칭을 지었는데 이는 그들의 역할과 관련이 깊답니다. 꽃 감시자는 농장에서 꽃시장으로 보내어진 꽃들이 잘 판매가 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해요. 그들은 꽃시장에서 꽃이 제대로 거래되고 있는지, 가격이 적절하게 책정되어 있는지를 철저히 확인했어요.


 특히, 꽃이 위탁 판매되는 과정에서 상인들이 간이영수증에 판매 금액을 과하게 적어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의 역할은 필연적이었죠. 이처럼 소비자를 보호하는 수단일 수도 있지만 사실 화주의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보시는 게 더 올바릅니다.


 여하튼 상인들은 자신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데에 영향을 주는 꽃 감시자들이 불편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들에 대한 불만은 클 수밖에 없었던 거죠.

 

꽃 감시자들은 상인들의 따가운 눈총과 본연의 책임감을 감수할 만큼 높은 보수를 받은 편이었어요. 20~30년 전 월급은 직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월급이 30만 원 정도라고 기준을 잡는다면 그 두 배의 달하는 60만 원을 감시자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받았답니다. 이는 현시점에서 봤을 때 5~60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꽃 감시자의 직업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었던 거죠.


 높은 보수는 그들의 업무가 단순히 감시하는 것을 넘어서, 꽃시장 전체의 공정한 거래와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책정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과거의 그들이 없었다면 고터꽃시장은 불공정 거래로 인해 신뢰를 잃고 혼란에 빠졌을지도 몰라요. 이러한 역할 때문에 꽃 감시자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직업은 사라지게 되었어요. 현대 꽃시장의 거래 시스템이 크게 발전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농장과 상인 간의 신뢰가 쌓였고 유통 시스템이 정착이 되었기 때문에 꽃 감시자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단, 꽃 감시자는 과거의 단순한 직업 중 하나로 치부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는 꽃시장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공정한 거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꽃 감시자처럼 특별한 직업들이 있었기에 고터꽃시장은 시간이 축적되면서 나름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겁니다.


 꽃 감시자가 존재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어요. 굉장히 폐쇄적인 꽃시장에 존재했었던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그렇기에 저는 고터꽃시장 1~2세대의 이야기를 만화와 에세이로 전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처럼 기록하고 공유하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게 되고, 긍정적으로 활용이 된다면 고터꽃시장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고터꽃시장은 언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몰라요. 그래서 저는 기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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