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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Nov 12. 2023

겨울, 우리의 거리

꿈이 내게 말을 건넵니다 '출처-꿈을 기록한 메모'

해가 질 무렵,

어두워진 하늘에 나무들이 묻힌다

어둠에 동화된 나무들이 낯선 계절이다


이미 겨울의 문턱인데

벌써 가을이 그립다


모든 게 순조로운 날에는

창 밖 나무들이 추워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추워져, 눈 내리는 겨울

소복이 눈이 쌓이는 어느 밤이면

다음 날 아침 너는 너무 예쁘겠구나


조금이라도 마음에 생채기를 입은 날이면

떨어져 내린 색색의 잎들을

한 장 한 장 다시 붙여주어도

그래도 추울 것 같은

너의 가느다란 모습만 눈에 들어온다


동틀 무렵,

어슴푸레 밝아오는 하늘에 나무들이 서있다

어제와 같은 자리 그대로 서있는 나무들이

괜스레 눈물겹다


어제 꿈에 네가 해주었던 말을 기억하고

나는 오늘 하루종일 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너와의

거리를 줄이고

너와의

거리를 늘리는 건

두 발을 가진 나에게 달렸다는 걸




*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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