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폴(Waterfall) 방식이란 무엇인가요
워터폴은 1 편에서 언급한 애자일과는 달리 동시다발적이기보단 프로젝트를 물 흐르듯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완성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순차적'이라는 형용사에서 느꼈듯 프로젝트 기간이 길 수밖에 없고, 긴 시간을 투자하여 신중하게 진행하는 만큼 규모가 비교적 큰 프로젝트일 때 사용하는 방법론입니다.
즉, 워터폴 방식의 프로젝트는 자본과 리소스가 갖춰진 환경일 때 가능합니다.(물론 이 역시도 투자를 받아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시 근본적인 방법론으로 얘기하자면 사업 아이템이 있고, 이를 서비스화 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그 아이템(아이디어)에 대한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기획하여 디자인을 하고, 퍼블리싱을 하고(App. 인 경우는 디자이너가 가이드 작업을 하고), 개발을 하여 테스트를 거쳐 이슈가 없을 때 비로소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론칭을 하는 순차적인 절차를 밟게 됩니다.
그리고 첫인상에 따라 사용자의 재방문을 결정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인 만큼 사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하여 자본과 리소스를 아끼지 않고 최대한 완성도 높이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론칭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 프로세스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볼 예정입니다.
애자일보다 많은 시간과 리소스를 투입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결과물이 성공적이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경우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게임 회사들 대부분이 워터폴 방식을 취하는데(이유는 통계를 보는 이유 편에서 언급했지요) 잘 나가는 게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 다음 밥벌이가 되어줄 게임을(PC 게임인 경우 보통 2, 3년) 열심히 만드는데 이렇게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게임이 빛을 발하지 못하면 휘청이게 되고, 이러한 사이클로 2~5개의 게임이 전부 폭망 하게 되면 회사의 존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위기까지 올 수 있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있고 설립한 지 오래된 게임 회사들은 노하우가 있어 실패한 게임은 가끔 나오지만 그래서 성과급이 좀 줄어드는 해도 있지만 'one game of them'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게임 회사들은 규모가 작고,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제2의 게임이 잘 안 되고, 제3의 게임까지 실패할 경우 사태는 심각해집니다.
그리고 웹에이전시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작하여 납품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자일 방식인 경우 클라이언트에게 일정 주기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컨펌(Confirm) 또는 수정 과정을 거치며 클라이언트가 더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는데 워터폴인 경우 프로젝트 기간 마지막에 최종 결과물로 보여줬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아할 경우 대략 난감해집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애자일과 워터폴 둘 중에 어떤 게 맞고 어떤 게 틀리다는 말은 맞지 않고,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특성과 자본과 리소스와 트렌드에 따라 어떠한 방법론을 택해야 할지 매우 전략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 데 있어 '어떠한 서비스인가', '자본과 리소스가 충분한가', 'ROI가 나올 만한가' 그리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따라 그 상황과 특성에 따라 알맞은 서비스를 기획하여 만들고 론칭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덧붙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은 정말 맞는 말입니다. 서비스가 성공적이든, 실패든 그 안에서 얻게 되는 교훈과 트레이닝이 반드시 뒤따릅니다. 나중에 또 다른 서비스를 맡게 된 경우 과거 실패했을 때의 경험에 비춰 올바른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 기획자로서 어쨌든 트레이닝 과정 속에서 배운 레슨들이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본인의 역량이 되고, 언젠가 반드시 꼭 써먹는 스킬이 됩니다. 당시엔 실패한 경험으로 인생의 패배자처럼 자존감까지 깍아내리지만 나중엔 '아, 이때를 위해 그때 그런 경험을 한 거였구나'하고 100% 깨닫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제가 경험했습니다.
서비스를 보는 안목이 생기다 보면 가끔은 100% 실패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일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누군가는 '시작하지도 않고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느냐, 그래서 안 되는 거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분석해서 봤을 때 불가능한 건 불가능한 것입니다. 나만 또는 우리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서비스가 성공할 수 없는 경우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위에서 뚝 떨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로 많이 찾아옵니다. 심지어 상사가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서라기보다 본인의 사내 정치 활용 목적으로 시키는 경우도 봤습니다. 정의롭게 물리치고 현상을 바로잡는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것은 비단 서비스 기획자이기에 겪는 일은 아닐테고 이 시대 모든 직장인에게 해당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정말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조차 상사들은 '시켜서 한다'라는 대답을 제일 싫어하고 이 일을 하는 목적과 목표에 대해 명확히 말해주길 원합니다.
이직에 대한 갈등이 시작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을 받기 위해 그저 순종할 것인지(회사 차원에서는 발전이 아닌데도 말이지요), 실패가 뻔한 결과물을 만드느라 인생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박차고 나올 것인지... 학자금 대출 갚고, 부모님 용돈드리고, 전세금 대출 갚느라 빠듯한데... 어떻게 취업한 회사인데... 그리고 이력서에 잦은 이직은 마이너스 요인이기도 해서 버티고 견디라는 조언을 듣습니다. 그러나 '돈'이 아닌 '가치'를 생각해 보면 불합리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조직 문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선택은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미생' 본인의 몫입니다.
수많은 인생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대신 본인의 인생을 살아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항상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러한 차원에서 <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이라는 책 한 권 소개해 드리고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