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분석과 동기 부여
우선 서비스의 아이템(아이디어 또는 기능)을 정하는 단계는 생략합니다. 이는 전략팀(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이 팀에서 작성하는 경영계획에 신규 서비스들에 대한 실행 계획안이 들어있습니다) 또는 대내외 아이디어 공모 또는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외주 제작시 그리고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가 명확히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있는 상태에서(그 서비스로 투자를 받은 상황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지에 대한 정의는 되어 있다는 전제하에(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역할 측면에서) 시작하겠습니다.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해서 바로 서비스에 대한 기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이 서비스(사업)를 구현하여 론칭했을 때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첫번째로 작성되는 기획 보고서가 바로 '상위기획서(High level plan)'로 통용되어집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은 경우는 클라이언트사에서 이 과정을 거쳐 외주로 준 업무기 때문에 사업성 검토 차원에서의 상위기획이 아니기에(서비스 론칭은 기정 사실이므로) 일부 Index는 생략될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은 애자일 방식이나 메뉴 추가 내지 간단한 페이지 추가시 즉, 운영성 업무보다는 신규 프로젝트(새로운 BM 마련을 위한) 진행시 첫 프로세스로 보면 좋겠습니다. 좀 더 머릿속에 구체화된 서비스 볼륨과 리소스 그리고 일정 계획을 산정하여 제시해 줌으로써 사업 가능성에 대한 마지막 검토 과정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가제로나마 서비스에 대한 명칭(예를 들어 'P프로젝트'라 부르기도 합니다. 가제이므로 반드시 예쁜 이름이 아니어도 괜찮아요)을 정하고, 모두 그 명칭으로 통용하여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아래 상위기획에 대한 내용 역시 정형화되어 있는 부분은 아니고 회사별로 가감이 되는 부분이기에 참고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서비스가 어떤 특정 트렌드에 민감한 경우 그 트렌드에 대한 현황 분석을 하고(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지, 상향 사업인지 하향 사업인지, 선점인지 이미 경쟁사가 넘쳐나는 분야인지, 즉 블루오션인지 레드오션인지 등), 경쟁사가 존재하는 경우 경쟁사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합니다. 경쟁사가 겪은 시행착오를 똑같이 겪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 시점에서 저만의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10가지 원칙' 중 여덟번째를 말씀드립니다.
No. 08 Benchmark as much as possible but does not detail for creative service.
- 참고 정도로만 보되, 더 뛰어나고 창의적인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너무 자세히 들여다 봐서는 안 된다. 그대로 카피하여 기획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사한 서비스라고 전부 볼 필요는 없고 잘 나가는 사이트만 벤치마킹하여 기능을 비교하고 장단점을 통해 개선점을 도출해 본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어떻게 만들면 될 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다.
또한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왜 이 서비스에 도전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약 20 여년간 국내 인터넷 업계의 트렌드를 봐오면서 느낀 건 결국 최초로 선점한 곳이 업계 1위를 유지합니다. 간혹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습니다. 전세계 1위 메신저였던 Microsoft의 MSN을 네이트온이 따라잡았으며, 지금은 카카오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국내 1위 SNS였던 미니홈피 대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안엔 수많은 구조적인 배경(대기업의 강점이자 폐해의 산물)과 장치들이 있지요. 이미 유사한 서비스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론칭을 시도하는 건 제 2의 네이트온, 제 3의 카카오톡이 될 수 있다는 신념때문일 것입니다. 또는 그 시장이 너무 커서 비록 후발 주자이고, 1위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한 포션을 차지할 수도 있어 지금은(App.이 주도적인 서비스 환경이 되면서) 엣지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이 사업을, 이 서비스를 론칭하려는 동기(배경)가 명확히 있어야 하고, 이 부분은 위에서 말한 아이템(아이디어)을 내놓은 사람들 또는 중급 기획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서비스 기획을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이라면(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안 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로부터 이 '동기부여'라는 요소를 확실하게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왜' 이 서비스 기획을 하게 된 건지에 대한 배경지식과 더불어 목적과 목표가 생깁니다.
다양한 케이스 측면에서 클라이언트사가 이미 고민하고 보고하여 진행 여부가 확정된 상태에서 웹에이전시에 의뢰한 경우라면 그리고 그 서비스 기획을 이미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위 과정이 적어도 본인에게 생략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기존재하는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상태에서는 그 클라이언트에게 동기부여에 대한 대답을 듣고(그래야 내가 왜 이 기획을 하는 건지에 대한 목적과 목표가 생기므로), 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그 서비스만의 특화된 기능(장점)을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가지 덧붙히자면, 서비스의 실패가 결코 본인의 커리어나 인생에 있어 실패는 절대 아닙니다.
비록 서비스가 실패했을지언정(스타트업계 사람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본인의 역량은 눈부시게 성장해 있음을 자신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서비스 기획자의 마인드' 편에서 언급했듯 이를 통해 진정으로 성장한 건지, 본인 만족인 건지 새로운 사수는 함께 일하게 된 순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글을 읽을 정도로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잉여인간보다 진짜 서비스 기획자의 길에 도전하십시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