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 "넌 안 돼."

특별한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전형, 외국어 특기자 전형.

by 박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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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의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진로상담이 있는 날이었고 나는 영어 담당 선생님과 면담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말이 진로상담이지 그 시간은 인생의 목표 설정이나 나의 적성에 맞춘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상담'이었다.


선생님은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나에게 어떻게 대입 수능을 준비할 것인지, 다니고 있는 학원이나 기타 학업에 관련된 사항을 전반적으로 체크했다.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모두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문득 궁금증이 일어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다.


"선생님. 혹시 영어 특기자로 대학을 갈 수도 있나요?"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어떤 이유에서 이 질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어디선가 지나가며 들은 이야기지 않았을까 싶다. 선생님은 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성운아. 너 토익이 뭔지 아니?"

-"아니요"

"그럼 토플은 알아?"

-"아니요"

"그럼 외국에 유학은 갔다 온 적 있고?"

-"아니요"


이 세 가지 질문에 연신 "아니오"라는 대답을 한 나에게 선생님이 취했던 제스처와 표정, 그리고 대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마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


측은하게 여기는 듯한 그 오묘한 표정이 잊혀지지를 않는다. 선생님은 그 표정을 하고서는 다정하게 한쪽 팔을 내 어깨에 올리고, 나머지 한쪽 팔로는 창 밖의 하늘을 가리키며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성운아. 그건 말이야. 저~기 위에 있는 특별한 아이들을 위한 전형이야. 그러니 너는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하렴."


특기자 전형을 지원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한 질문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생님의 대답을 듣고 그저 '아, 그건 다른 세상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그 뒤로 나는 여느 학생들처럼 평범하게 모의고사를 치르고, 내신 성적에 신경을 쓰면서 고등학교 생활을 이어갔다.


비록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우등생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특정 차수 안에 들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독서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독서실의 다른 아이들이 대입 시험에 열을 올리며 여러 학원을 전전할 때, 나는 학원에 다니지 않았다. 부모님도 나도 수능시험에 대해 잘 몰랐을 뿐더러, 무엇보다 나 자신이 대학에 큰 열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잘 흘렀고 나는 입시지옥의 최고 레벨인 고등학교 3학년에 등극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곧 수능의 신화를 써내기 위해서 별을 보고 등교하고, 별을 보고 집에 돌아갈 학년이 될 것이었다. 바로 그 때, 고3이 되기 전 마지막 겨울방학인 고2의 겨울방학에, 내 인생 첫 번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우연히 일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저 외국에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 하나로 어머니를 설득해서 따낸 일본 행 티켓. 가볍게만 생각했던 일주일간의 해외 여행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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