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주제에 무슨 특기자 전형이야?
"선생님, 저 1학기 수시 원서를 쓰고 싶습니다."
"1학기 수시? 어느 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 특기자 전형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
국제전문가 전형에 지원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내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수시 원서는 선생님이 써서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선생님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접수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처음 수시 지원에 대한 말을 꺼냈을 때 선생님 반응은 대답이 아니라 행동이었다. 선생님은 서랍을 열어 서류철을 하나 꺼냈다.
"야, 니가 눈이 있으면 이것을 한 번 봐라."
그 서류철은 학기초에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였다. 선생님은 손가락으로 나의 영어 점수를 툭툭 쳤다. 나의 외국어 영역 점수는,
"40점. 80점 만점에 반타작이야. 그런데 니가 무슨 외대 영문과에 지원을 한다고 그래?!"
그리고는 내 점수 바로 위에 있는 학생의 점수를 내게 보여주었다. 그 친구의 점수는 78점 이었다. 1문제만 틀렸던 것이었다.
"외국어특기자로 지원을 할 거면 적어도 이 정도 점수는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내 점수는 특기자로 지원하겠다는 말에 전혀 설득력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선생님은 내가 되지도 않을 일에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으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음 모의고사를 통해 스스로의 가능성을 점쳐보기로 했다. 만약 선생님의 지적처럼 내 영어시험 점수가 계속해서 형편없다면 어차피 수시전형에 도전해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테니까 말이다.
그 뒤로 나는 외국어 영역만 파기 시작했다. 일단은 설득력 있는 점수를 받아야 했기에 필사적으로 시험준비를 했다. 문장을 분석하려고 하지 않았고 문제에서 원하는 요점만 찾는 연습을 했다. 모든 단어를 외우기 보다는 필요한 단어를 골라서 익혔고 문법도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시험의 점수만을 위해서 문제를 풀었다. 얼마 뒤에 다시 모의고사를 치뤘고 나의 노력에 약간의 행운이 보태져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온 날 아침, 나는 자랑스럽게 성적표를 들고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 제 점수가 낮아서 지원할 자격도 안 된다고 하셨죠? 이정도면 괜찮은가요?"
내 성적표에는 80점이 찍혀있었다. 외국어 영역 만점이었다. 선생님은 잠시 안경을 어루만지며 생각을 하셨다. 그리고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니, 외대 수시입학이 어디 외국어영역 하나 잘본다고 되는 일인가? 오늘 수업 끝나기 전에 에세이를 하나 써와봐. 그걸 영어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만약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내가 직접 원서를 써주지."
(두.둥.)
"에.세.이.요?!"
영어로 에세이를 써오라고?! 솔직히 모의고사는 시험의 패턴만 익히면 금방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에세이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로 글을 써오라니! 절망적이었다. 이전에 한 번 써본 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너무 짧았다.
오전 조회시간에 그런 큰 미션을 주다니. 그것도 그 날 수업이 끝나기 전가지 제출하라는 조건으로 말이다. 게다가 선생님이 검토를 부탁할 영어 선생님은 다름아닌 1학년 때 진로상담을 해준 선생님이었다.
'아... 원서 접수조차 못하고 이렇게 끝나는 건가...'
선생님의 갑작스런 자격 검증 미션으로 인해 패닉에 빠진 채 점심시간을 맞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아주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쩌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줄 수도 있을 신의 한 수가 떠올랐다.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나는 점심식사를 뒤로한 채 매점으로 질주했다.
학교에서 공중전화를 쓸 수 있는 유일한 곳. 만약 남아있는 점심시간 40분 이내에 아이디어를 실현시키지 못하면 내 원서 접수의 기회는 날아가버릴 것이었다. 다급하게 콜렉트콜로 전화를 걸었고 이내 나를 수렁에서 구해줄 고마운 그 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분은 바로...
-다음 편에 계속-
Never Give-up Never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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